가끔은 혼자 또는 친구, 연인과 조촐히 떠나고 싶은 여행이 있다. 유명하고 복잡한 관광지보다는 숨어있는 보물섬 같은 곳이면 좋겠다.
산 모퉁이를 돌면 펼쳐지는 절경에 탄성을 지르고 허름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맛있는 애플파이와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서두를 필요도 없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그런 여행 말이다.
단체로 떠나고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패키지 관광보다 ‘나만의 맞춤 여행’을 원한다면 이 사람을 기억해두자. 친구로 삼아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될만한 사람, 폴 황(33. 여행플래너, 작가)이다. “짜맞춘 듯한 것은 재미가 없다. 사람의 취향이 다르고 즐길만한 요소가 다른데 관광이라면 모를까. 여행은 떠날 때의 내 마음과 동행자과 행선지가 어디냐에 따라 항상 다르기 마련이고 그게 바로 여행의 묘미다” 유학생시절 그는 틈만나면 배낭을 메고 훌쩍 떠났다고 한다. 손에 든 것은 캘리포니아 지도 한장, 그렇게 4년동안 캘리포니아의 곳곳을 그야말로 ‘완전정복’했고 그는 캘리포니아와 사랑에 빠졌다. 황씨는 “캘리포니아가 비치, 할리우드, 디즈니랜드만으로 유명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 문화와 사계절이 있는 곳, 백사장부터 만년설이 있는 곳이다”라며 캘리포니아의 매력을 쏟아내기 바쁘다. “여행을 다녀오면 묵었던 호텔, 먹었던 음식, 인상적이었던 곳을 그때의 느낌 그대로 적어내려 갔다. 다음에 가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나름대로의 평가와 함께. 어느덧 글이 많이 쌓이더라(웃음)” 그의 블로그 ‘캘홀릭(www. calholic.tistory.com)’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여행플래너’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은 전적으로 ‘타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한국관광객들에게 3박 4일 일정의 여행계획을 짜 주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 여행 패키지를 통해 LA관광을 왔던 그들은 하루만에 단체관광을 포기하고 뭔가 특별한 여행을 찾고 있었다. “1번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자동차여행이었다. 라구나 비치에서 다나포인트, 라호야 비치를 거쳐 샌디에고까지 가는 일정이었다. 호텔, 식당은 물론 시간별 활용, 저녁식사 후 플랜까지 세워 드렸는데 다녀 온 뒤에 그분들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정말 좋은 일을 했다는 느낌이었다”
폴 황씨는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캘리포니아 기차여행을 해보라고 조언한다.홀로 혹은 연인과 단둘이 하기에는 최고의 여행이 될 것이다. 그는 기차여행에 대해 ‘기차를 타고 캘리포니아 해안을 바라보는 것은 15달러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치’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어떤 이들에게 여행은 ‘힐링(치유)’이기도 하다. 몸이나 마음이 아파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벤추라카운티의 오하이를 자주 추천한다.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기’가 흐른다고 알려져 애리조나 세도나처럼 명상가, 철학자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폴 황씨가 세워주는 여행플랜 가운데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커피. 커피 매니아인 그는 캘리포니아의 내로라하는 커피샵은 모두 꿰고있다. 특급 호텔 뿐만 아니라 어느 작은 마을 허름한 레스토랑까지 맛있다는 커피집은 모두 순례했다. 그는 콜롬비아, 브라질 커피만을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캘리포니아 어디에 가서 커피를 마셔보라고 권한다. “캘리포니아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은데 시간과 경비를 들여 해외로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아, 거기 한번 가보면 좋을텐테…하며 혼자서 안타까워 한다(웃음)” 현재 폴 황씨는 여행플래너이자 프리랜서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헤럴드경제>와 <루디위클리>를 비롯해 유명 자동차 매거진인 BBC 톱기어 코리아, 모터 트렌드 코리아 등에도 기고하고 있다. 연말에는 그의 캘리포니아 여행기가 책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나그네’이고 싶다.▲여행플랜문의:www. calholic.tistory.com
하혜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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