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7일 현재(한국시간)연저점을 경신하며 5년11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전일 종가 1016.2원에서 2.8원 내린 1013.4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31일(1012.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전문가들은 외환시장에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진 것이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풀이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로 27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일부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월말과 반기말 네고 물량 등으로 인해 저점을 낮추며 101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렇듯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학생과 학부모들은 웃고, 수출기업은 울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여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업체의 채산성은 줄기 마련이다. 실례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때 1달러 수출로 1200원 매출을 올리는데 반해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면(원화 강세) 같은 1달러어치를 수출해도 매출은 1000원으로 줄어든다.
수출경쟁력이 떨어짐은 물론 마진이 줄어 마케팅 전략도 제한을 받게 된다. 미국에 생산물품의 상당수를 수출한다고 밝힌 한국 기업가 최모씨는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 아무래도 당분간 원화 강세가 예상돼 수출선을 바꾸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요즘 유학생을 자녀로 둔 한국인이나 한국 관광객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최근 미 대학의 학비가 날로 인상되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는 학부모 및 학생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같은 액수의 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는 당연히 적게 소모된다.
일본의 엔화가 급등했을때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났고, 최근 위완화가 강세를 보였을때 한국과 미국에 중국관광객이넘쳐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자녀 2명을 가주 대학에 유학시키고 있다는 한인 양모씨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려가면서 미리 달러를 바꿔 보내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물론 달러당 1000원까지 내려가면 더욱 좋겠지만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어 미리 보낼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