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등 사상최고치 상승 공급 감소로 가격 폭등 대부분 개도국이 주산지 생산량 조절 비탄력적
식량위기가 아침식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커피와 설탕·차·코코아·오렌지주스의 국제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차는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고 코코아는 30년래 최고치, 설탕은 28.5년 만에 최고치, 커피는 11년래 최고치에 육박했다. 올 들어 아침식사 메뉴에서 급등하지 않은 품목은 우유 하나에 불과하다.
▶아침 메뉴 상품 급등=차는 주산지인 케냐와 스리랑카 그리고 인도에서 올 들어 가뭄으로 생산량이 10~20% 감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기준 상품인 케냐산(BP1) 차는 이달 들어 1㎏에 5.02달러를 돌파, 올 들어서만 7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코아는 세계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올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노화한 코코아나무를 바꾸지 않고 있어 내년에는 더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코코아는 이미 지난 3년간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코코아는 1t에 3412달러로 올 들어 28%가 상승하면서 1980년 2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은 세계 양대 생산국인 인도와 브라질이 엘니뇨 현상으로 사탕수수밭이 쑥대밭이 되면서 올 들어 86%가 상승해 28.5년 만에 최고가 행진 중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원당(뉴욕 No.11)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1파운드에 12센트 선이었지만 지금은 24센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커피도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작황이 안 좋은 상황이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에서 아라비카 원두는 1파운드에 1.4540달러로 올 들어서만 30% 상승했다. 11년래 최고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오렌지주스는 주산지인 브라질과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 한랭과 녹화병이 번지면서 작황이 안 좋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뉴욕에서 냉동 농축 주스 선물 가격이 지난주 파운드당 1.1820달러를 기록하면서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72.4%나 오른 것이다.
▶공급 감소가 주 원인=아침 메뉴 농산물의 폭등세는 올 들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밀과 쌀·콩·옥수수 등 주요 식량 곡물과 대조를 이룬다. 이에 대해 매쿼리 런던사무소에서 상품전략을 담당하는 코나 해이큐는 소프트 상품에 대한 수요는 경제위기에서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농산물 리서치 총책임자인 에마뉴엘 제이예트는 다른 식량 곡물과 달리 기호식품인 소위 소프트 농산물만 상승하는 것은 이들 작물의 펀더멘털, 즉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소프트 상품은 다른 곡물과 달리 개도국이 주산지여서 날씨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안 좋을 경우 생산량 증대가 비탄력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점. 이 때문에 한 번 작황이 안 좋아 폭등한 가격은 다음 작황 시기까지 가격이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 밀이나 콩·옥수수 등은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이 주산지여서 국제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자가 신속하게 증산에 나서 국제 시세가 곧 회복된다. 이에 따라 이들 소프트 상품의 국제 가격은 당분간 진정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