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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 서울 정상회의서 만찬주로 채택된 샴페인 ‘들라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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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TV 뉴스를 보다 보면, 오래전 침몰한 배에서 여러가지 보물을 인양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그게 우리나라 근해일 경우에는 주로 고려청자나 이조백자 혹은 중국 도자기 종류가 많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유럽의 바다에서는 다른 종류의 보물을 만날 것이다. 이렇게 건져진 보물 중 와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와인 애호가의 관심은 인양된 와인의 품질이다. 짧게는 수십년부터 어떤 것은 100년 이상 바닷속에 보관된 와인이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1997년 7월 핀란드 근해 70m 바다 밑에서 때아닌 보물선 인양 작업이 벌어졌다. 배 안에는 무려 8만5000여병에 이르는 프랑스산 고급 꼬냑과 와인 그리고 샴페인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돼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스웨덴에서 핀란드로 가던 밀수선 존 코핑호는 독일 잠수함 U-BOAT의 공격을 받고 바다 밑으로 침몰했다. 전설 속에 묻힐 뻔했던 이 밀수선은 스웨덴의 탐험가 베르그발에 의해 그 정확한 위치가 발견되면서 무려 82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됐다. 이 배에서 나온 1907년산 샴페인의 한 병 값은 무려 3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양작업을 하던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샴페인 맛이 매우 훌륭하다고 했다. 사과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최우수 품질의 샴페인으로 발틱해의 서늘한 바닷물 속에서 80년 이상 숙성된 이 술을 모두 내다팔 경우 그 총액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와인이 바다 밑의 침몰한 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발견된 와인은 경매를 통해 비싼 값에 팔리기도 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영화 ‘타이타닉’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 타이타닉호의 인양작업에서 발견된 와인은 미국, 일본 등지에서 경매를 통해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이왕 샴페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샴페인에 대해 좀 더 짚고 넘어 가고자 한다. 흔히 샴페인은 축하하는 자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에서도 최초로 포뮬러1원 그랑프리대회가 열였다. 바로 영암에서 열렸던 ’2010 포뮬러1 코리아 그랑프리’인데 F1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장면이 바로 우승자의 샴페인 세례다. 레이스에서 우승한 사람이 샴페인 세례를 받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2006년 멕시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 당선자가 샴페인 병을 통째로 들고 입으로 들이키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샴페인은 축하하는 자리에서만 사용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술이란 생각이 든다. 샴페인은 참 대단한 와인이다. 어떤 자리에서도 샴페인이 있으면 자리를 빛내주니 말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이렇게 말했다. “전쟁에 승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패배했을 때 역시 샴페인이 필요하다.” 이는 샴페인이 사람에게 주는 독특한 분위기, 즉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힘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17세기 말까지 샴페인은 ‘악마의 와인, 미친 와인’으로 불렸다. 이유는 병속에 있던 와인이 발효를 시작하면서 종종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샴페인은 17세기 말 프랑스 북동쪽에 있는 상파뉴 지방에서 탄생했다. 상파뉴 지방의 겨울은 와인 통 안에 든 포도주스의 당분이 완전히 알코올로 전환되기 전에 찾아왔기 때문에 와인은 다음해 봄이 오기까지 발효를 멈췄다.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면 발효가 다시 시작됐고, 이때 발생한 기포로 병이 폭발하곤 했다. 폭발의 원인을 알지 못하던 당시 사람들은 이 술을 두려워하기까지 했다. 당시 베네딕틴 수도사 ‘돈 페리뇽’은 포도주 저장실에서 폭파하지 않은 와인을 맛봤는데 입안을 톡 쏘는 그 맛에 반해 “별을 마시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와인 제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그 때까지는 한곳의 포도밭에서 얻어진 와인만을 만들었는데 돈 페리뇽은 여러 다른 밭의 포도를 블랜딩해 훨씬 훌륭한 질의 와인을 얻게 됐다. 때마침 와인이 내뿜는 기포를 견뎌낼 수 있는 튼튼한 병을 만들 수 있는 유리가 영국으로부터 도입됐고, 나무마개보다 튼튼한 스페인산 코르크가 들어와 샴페인이 빛을 보게 됐다. 이렇게 귀하게 만들어지는 샴페인은 중요한 국가 간의 행사에서도 필수품이다. 얼마전 막을 내린 G20 정상회담에서도 샴페인이 준비됐음은 물론이다. G20 정상회담의 개막을 알리는 만찬주로 사용된 샴페인은 바로 ‘들라모트’다. 수많은 샴페인 중 왜 들라모트를 선택했는지 정확한 기준은 알 수 없지만 들라모트 사의 최고를 추구하는 샴페인에 대한 열정이, 격식보다는 실무를 중시해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 내려는 G20의 행사 콘셉트와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들라모트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30여년 전인 1760년 프랑스 상파뉴에 설립된 와이너리로 250년의 역사를 깆고 있다. 들라모트는 전통적으로 샤르도네 품종의 고귀한 맛에 주목해 50% 이상 샤르도네 품종을 사용한 샴페인을 만들고 있다. 타사의 샴페인이 30% 전후의 샤르도네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에 대한 압박을 물리치고 최고의 샴페인을 만들려는 들라모트 사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 샤르도네의 맛을 최대한 끌어낸 샴페인인 ‘블랑드블랑’은 와인 애호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자매사인 살롱의 블랑드블랑이 세계 최고 지존인 것도 우연이라고만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샴페인을 즐기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돈 페리뇽’과 ‘모엣샹동’에만 집중된 관심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종류의 다른 샴페인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를 권한다. 각각의 샴페인 하우스가 갖고 있는 역사와 스토리를 알아가면서 각기 다른 맛의 샴페인을 즐길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행복한 마음이 든다. LG트윈와인 영업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