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MB의 거짓말

이명박 대통령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관련 이유 설명
네티즌, “공약(公約) 아니라 공약(空約)이었다” 뼈아픈 소리도

오늘은 황당한 거짓말 장난을 쳐도 너그럽게 용서되는 만우절(萬愚節, April Fools’ Day)이다.
 
매년 기상천외한 장난과 거짓말들이 난무해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만우절이 언제 생겨난 풍습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속설이 있다.
 
성경의 구약시대에 나오는 노아가 홍수로 불어난 물이 빠져나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둘기를 날려보냈던 날이 4월 1일이라는 것부터 16세기 중엽에 스페인의 통치를 받고 있던 네덜란드 한 마을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됐는데 이날을 기념하는 것이라는 등 그 속설은 말할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높은 만우절의 유래는 지난 1564년 1월1일 프랑스의 왕 샤를르9세가 그레고리 달력을 처음으로 도입한데 따른 것이란 속설이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중세유럽에서는 매년의 시작 날짜를 봄이 시작되는 4월1일(현재 달력)로 기준 삼았는데 새로운 제도에 익숙치 않아서 종전처럼 4월1일에 신년인사를 나누거나 신년선물을 보내는 사람들을 놀림감 대상으로 삼았던게 효시라는 것이다.
 
그 유래가 어찌됐던 만우절의 풍습은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 매년 4월 1일이면 소방서와 경찰서가 가장 바쁜날로 만드는 폐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부작용에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들이 만우절 장난에 눈 감아 주는 이유는 숨고를 틈도 없이 급변하는 세상속에서 잠시나마 너털웃음을 짓게하는 여유와 해학 때문이다.
 
수많은 만우절 일화 중 패스트푸드 기업 타코벨이 벌였던 만우절광고 사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지난 1996년 타코벨사는 뉴욕타임스 4월1일자에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제작됐던 자유의 종을 매입, ‘타코 자유의 종’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는 삽시간에 톱뉴스로 세상에 알려졌는데 정작 압권인 것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마이클 맥커리는 “조금 전 링컨기념관 마저 팔려서 포드 링컨기념관으로 바뀌게 됐다”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2011년 만우절인 오늘,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드는 소식은 무엇일까.
 
유감스럽게도 한국 네티즌들은 ‘MB의 거짓말’을 최고로 꼽고 있다. 최근 한국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공약을 어기게 된 속깊은 이유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왜 하필 거짓말이 허용된 날에 거짓말을 시인(대선공약을 뒤집는) 하는가”라며 조소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주요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세종시에 이어 동남권 공항 등 대통령 스스로 내세웠던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사실’에 분개하면서 원칙과 신뢰가 깨졌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정치인이 내뱉은 공약(空約)을 진짜 공약(公約)으로 받아들인 국민들이 바로 만우절의 주인공”이라고 뼈아픈 소리를 남겼다.
 
2년전 재정된 ‘재외국민 참정권’을 처음 행사할 수 있는 2012년 4월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서면서 LA 한인사회에도 슬슬 정치바람이 불고 있다. 한인들도 한표를 행사할수 있기에 그 어느때보다 한국 정치권들의 표심잡기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MB의 말뒤집기를 보더라도 선거전이 과열되면 될수록 LA한인들을 위한다는 명분의 공약이 남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에 우리 만큼은 한국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잘 구분하는 지혜로운 투표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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