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주택가격 부익부 빈익빈

지난 2004년 베니스 비치 인근의 집을 매입했던 한인 Y씨는 지난해 말 구입 당시보다 50%나 오른 가격에 집을 팔아 그 보다 싼 값의 집으로 이주했다. 노후 대비도 든든히 할 수 있었다. 모두 지역 집값이 상승한 덕분이다. 지난 2006년 LA 한인타운 인근에 80만달러대의 개인 주택을 구입했던 한인 최모 씨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집을 샀다”며 “경제가 어려워져 수입이 줄었는데 집값까지 떨어져, 주택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내집 마련의 꿈은 커녕 돈만 손해봤다”고 전했다. 리서치 업체 프로퍼티 샤크가 최근 발표한 ‘LA 지역 지난 10년(2004~2014)간 집값 변화 동향 보고서’를 보면 LA의 부익부 빈익빈이 어떻게 심해지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할리우드(웨스트 할리우드, 할리우드 힐스)와 웨스트 LA 그리고 샌개브리엘 밸리의 집값은 평균 44%이상 뛰었다. 지역별로는 베니스 비치를 중심으로 한 웨스트 LA는 46%가 상승했고, 남가주 최고 부촌 중 하나인 파사데나 인근 샌매리노와, LA 남부 맨해튼 비치는 각각 52%와 34%가 올랐다. 중국계가 선호하는 아케디아 인근지역도 뛰었고, 베버리 힐스도 25% 올랐다. LA 다운타운 지역 역시 집중적인 고급 콘도 재개발붐에 힘입어 20~44% 가량 집값이 상승했다. 쉽게 말해 이들 지역에 100만달러 가치의 주택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44만달러를 번 셈이다. 하지만 LA를 동서로 관통하는 10번 프리웨이 남부에 위치한 저소득층 밀집 지역은 상황이 정반대다. 이번 조사에서 10번 프리웨이 남부 지역 대부분은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잉글우드 지역의 약 2/3가 20%이상 주택 값이 내렸고, 사우스 LA일대도 주택 가격이 23%가량 떨어졌다. LA 인근 채스워드와 라코이마 파노라마 시티 역시 24%이상 값이 하락했다. LA 코리아 타운을 포함한 미드 윌셔도 집값이 5~10%가량 내린 것으로 나타났고 미드시티와 노스 할리우드 역시 7~10%대의 가격 낙폭을 보였다. 이들 지역 주택 소유주는 페이먼트는 페이먼트대로 내면서 앉은 자리에서 큰 돈을 손해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됐다”며 “어렵게 집을 산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주택 소유주는 집값까지 떨어지면서 차압과 파산 등 최악의 경우에 직면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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