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의 한식당들이 아태문화유산의 달(Asian Pacific American Heritage Month·이하 APAHM) 행사에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에서 날로 늘어나는 아시아 태평양계 이민자들의 커뮤니티를 존중하는 취지에서 해마다 5월을 아태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 APAHM은한달 동안 각종 이벤트를 펼치며 아시아 태평양계 이민자 사회의 문화와 가치를 펼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는 LA시 공공업무 위원회 조엘 하신토 커미셔너와 함께 한인 최초로 시의회에 입성한 데이빗 류 시의원(4지구)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LA시 정부와 비즈니스 계약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고, 21일에는 시청앞 광장에서 아태계 엔터테이너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퍼시픽 브릿지 콘서트’가 4시간 동안 펼쳐졌다.
이어서 이번주에는 마무리 행사를 겸해 23일부터 29일까지 ‘테이스트 LA(Taste LA)를 타이틀삼은 ‘아시안 태평양 레스토랑’ 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테이스트 LA의 이벤트에 참여한 LA 전역의 40여개의 아시아 태평양계 요식업체에 가면 식당별로 최대 20%에 가까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참여 식당 가운데 LA지역의 한인운영 업체나 한식 관련 식당은 단 두곳에 불과하다.
6가길에 위치한 커피전문 카페 ‘하우스’와 노턴길에 있는 ‘탕’ 외에는 한인타운의 한식당은 참가업체 리스트에 이름이 없다. 40여 업체 가운데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계 식당이다.
최근 한인타운의 한식당들이 중국계 등 여러 타인종 고객이 늘어나면서 불황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식 세계화라는 거창한 구호는 아니더라도 타인종이 한식을 즐기고,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추세가 늘어난 때에 APAHM의 레스토랑 주간 행사에 참여한다면 시장을 넓힌다는 차원에서도 적극적일 법하다.
하지만 한인타운의 한식당업주들은 어쩐 일인지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APAHM 행사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는 업주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주로 중국계 커뮤니티가 주축이 된 주최측의 의도가 의심되기도 한다.
그렇다해도 2010년도 연방센서스 기준 LA지역에서 필리핀계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다는 한인커뮤니티가 APAHM 행사의 주도권을 갖지 못할 만큼 미약한 힘인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