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가 우여곡절 끝에 18일 지난해 연례실적보고서(10-K)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연례보고서 제출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이번 파일링 연기 사태는 뱅크오브호프의 내부 혼란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말았다.
10-K 제출과 관련해 당초 “숫자상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다가 “달라지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고 합병 과정에서 대출 관련 서류를 정리하는데 문제가 있었다는 것과 외부회계법인의 요구사항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마지못해 인정해야만 했다.
실제 뱅크오브호프는 이날 제출한 10-K에서 BBCN과 윌셔은행 인수합병 이후 내부 통제시스템에 대한 감사가 사베인-옥슬리법(지난 2002년 엔론, 월드컴 등의 기업이 분식회계로 적발되면서 상장기업의 회계감사를 강화한 규정)의 규정을 충족하는데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규성 수석전무를 포함한 다수의 주요 임원이 행내 서열 다툼에서 밀려났음에도 정착 최고 책임자인 케빈 김 행장은 임기 연장과 연봉인상이라는 선물보따리를 받아 빈축을 샀다.
은행관계자들은 “대출라인의 중심에 윌셔계 인사를 배치하고 김 행장의 최측근인 데이빗 말론 이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하는 조직개편의 실효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더 큰 분란이 생길 수도 있다”라며 “다행히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빠른 실적 개선으로 분위기를 다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호프가 10-K 접수에 성공하면서 10-Q 접수 및 다음달 22일로 잠정 예정됐던 주주총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프록시 파일링은 보통 10-K제출 이후 1주일 후에 이뤄진다.
2016년에도 2015년 10-K 제출 일자를 넘겼던 뱅크오브 호프는 올해에도 외부감사업체인 BDO와의 의견차로 인해 첫 제출 기한인 3월 1일과 2차 제출 기한인 3월 17일을 넘겼고 결국 나스닥(Nasdaq) 증권거래소로부터 연례보고서(10-K) 제출 지연에 대한 통지서 제출 요청을 받게 됐다.
또 지난 10일에는 올 1분기 보고서(10-Q)도 제출하지 못 한다는 서류(NT 10-Q)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분기 마감일 기준으로 40일 이내 공시 원칙)함은 물론 당초 약속했던 12일을 훌쩍 넘긴 15일이 돼서야 “현재 10-K 제출을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앞으로 며칠 내에 보고서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