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미주한인 외연이 넓어진다(2)…유명 한국계 미국인 누가있나

할리우드 스포츠 분야 두각 …주류사회 중심으로 들어가다

미국내 ‘한국인’의 개념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순혈’만을 ‘한인’으로 인정했다면 이제는 부모 중 한쪽만 한국인인 ‘혼혈’이라도 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제력 신장과 한류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가 100여년을 훌쩍 넘기고 미국내 2세 3세 한인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제는 한인이 아닌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으며 아픈 상처로 한인임을 부정하던 입양 한인들조차도 점차 스스로를 ‘한인’으로 분류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미국내 각 분야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명인’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의 현주소를 우선 살펴본다.

 

▲롭 레프스나이더(Rob Refsnyder, MLB 뉴욕 양키스 2루수/외야수 1991년생)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야구단 뉴욕 양키스의 2루수이자, 외야수로 뛰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내야수다. 한국계입양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MLB에 데뷔했다. 1991년 서울 출생인 롭 레프스나이더는 생후 5개월 만에 남가주 라구나 힐스에 거주하던 독일계 & 아일랜드계 부부인 클린트 레프스나이더와 제인 레프스나이더 부부에게 입양됐다. 입양 당시 한국 이름은 김정태였다. LA에인절스(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팬으로 성장한 레프 스나이더는 성장하며 야구는 물론, 농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라구나힐스 고등학교에 진학 풋볼선수로도 활약했다. 애리조나 대학교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 후 2012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고 2015년 프로로 콜업됐다. 입단 당시에는 우익수로 뽑혔지만 프로에서 2루수로 전향했고 지난 시즌까지 타율 2할 6푼2리에 홈런 2개, 17타점, 51개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인터뷰를 통해 “5살때까지 입양됐다는 것을 몰랐다”며 “누나에게 왜 내가 부모님과 다르게 생겼냐고 물어봤고 그때 입양됐다는 것을 알았다. 아쉽게도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한국을 배우고 싶고, 한국도 방문하고 싶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나도 입양아를 키울 것이며 이들을 위한 사업도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2015년 수영선수 출신 모니카 드레이크와 결혼했다.

제목 없음1 최근 메이저 스포츠의 위치를 위협할 만큼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이종 격투기에도 한인 혼혈 스타가 있다. 현재 격투단체 인빅타의 아톰급(105파운드)의 2위 파이터인 진 유 프레이는 한때 UFC 라이트 급 챔피언을 지냈던 밴 핸더슨과 더불어 대표적인 혼혈 파이터로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프레이는 텍사스 주 앨링턴 출생으로 부친이 한국계, 모친이 미국인이다. 부모가 진 유 프레이가 워낙 어릴때 헤어진데다 이후 부친과의 연락이 끊어져 한국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한다. 한국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우연히 그녀의 소셜 미디어(SNS)프로필을 본 이복 형제가 연락을취한 다음부터라고 알려진다. 여러명의 한인 이복형제와 만나면서 다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아직 한국어는 못하지만 한식을 자주 즐기며 한국을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문 블러드 굿(Moon Bloodgood, 배우, 1975년생) 할리우드 블럭버스트 ‘터미네이터(미래의 전쟁)’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상대역을 맡아 열연해 더욱 유명해진 배우겸 모델이다. 세계적인 남성잡지 맥심에서 3년연속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 40′ 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75년 네브라스카 주에서 네델란드 혼혈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났고 이후 부모의 이혼으로 남가주 애너하임으로 옮겨와 모친 밑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로 활동한 것을 바탕으로 LA레이커스의 치어리더에 발탁됐고 이것이 계기가 돼 모델로서 연예계에 입성했다. 이후 TV 쇼 ‘데이 브레이크’와 영화 ‘에잇 빌로우’, ‘패스파인더’ 등을 거쳐 터미테이터 4편의 히로인으로 발탁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터미네이터 개봉 이후인 2009년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린제이 프라이스 (Lindsay Jalyn Price, 배우, 1976년생) ‘베버리힐스 90210′, ‘립스틱 정글’, ‘올 마이 칠드런’ 그리고 ‘볼드 앤 뷰티플’ 등 다양한 인기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배역을 소화해 잘 알려진 배우다. 지난 1976년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과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6년생인 그녀는 남가주 아카디아에서 성장했고 지난 1982년 아동용품 리테일러 ‘토이잘어스’의 테마송을 부른 것을 계기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한국에서 ‘케빈은 12살’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원더 이어스’와 ABC의 인기 드라마 ‘올 마이 칠드런’에 출연하며 청춘 스타로 발돋움 했고 이후 점점 활동 범위를 넓혀 최고의 인기 드라마 ‘베버리 힐스 90210′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배역을 따내며 성인무대에 안착했다. 지난 2004년 TV 프로듀서인 션 필러와 결혼했다 이혼한 후 호주 출신의 유명 쉐프 커티스 스톤과 재혼했다. 지난 2011년 한국을 찾아 한복연구가 이효재씨와 만나 한국생활을 체험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는가 하면 같은 해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다니엘 헤니 (Daniel Henney, 배우, 1979년 생) 아마 가장 인지도 높은 한국계 미국인일 것이다. 다니엘 헤니는 1979년 미시간 주 카슨시티 태생으로 아버지는 영국계 미국인, 어머니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지난 2001년 모델로 데뷔해 파리,런던, 뉴욕, 밀라노 그리고 홍콩 등지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2005년 한국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배우로 데뷔하며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이후 2007년 영화 ‘마이 파더’에서 주인공을 맡아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고 2009년 ‘X맨 탄생: 울버린’에 캐스팅되어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대부분의 코리안 아메리칸이 미국에서 이름을 알려 한국에 진출하는데 반해 다니엘 헤니의 경우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특이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미 진출 이후에도 동서양이 절묘하게 섞인 빼어난 외모가 어필하며 ‘라스트 스탠드’, ‘스파이’ 그리고 ‘빅 히어로 6(성우, 타다시 역)’ 등 영화는 물론 TV 쇼 ‘쓰리 리버스’, ‘하와이 파이브-0′, 그리고 ‘크리미널 마인드’등에 연이어 주연급으로 캐스팅 되고 있다.

그 밖에도 지난 2005년 히트 싱글 ’1 Thing’으로 2차례나 그레미상 후보에 올랐던 여가수 에이머리, 세계적인 남성잡지 맥심 표지 모델 선발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후 NBC TV의 게임쇼 ‘딜 오노딜’에 출연했던 모델 우르슐라 메이스, 보그, 엘르, GQ 등 유명 잡지는 물론, 조용필의 ‘헬로’, 박지윤의 ‘미스테리’ 등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패션 모델 제임스 맥퀸, 아시아계 최초의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선발됐던 자라 마리아노, 나오미 캠벨과 타이라 뱅크스의 뒤를 잇는 최고의흑인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샤넬 이만, 윌리 넬슨,티에스토 (Tiesto), 캐리 브라더스 (Cary Brothers)등과의 콜라보 앨범으로 잘알려진 싱어송 라이터 프리실라 안, 그리고 TV 쇼 ‘글리’와 브로드 웨이 뮤지컬 ‘왕과 나’로 재능을 뽐낸 배우 제나 어시코비츠 등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각자의 분야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최고의 인기스포츠인 프로풋볼 NFL에서 수퍼볼 최우수선수까지 됐던 한국계흑인 하인즈 워드는 너무나 유명하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 뉴욕 자이언츠, 휴스턴 텍산스 등에서 세이프티로 뛰었던 모델 윌 뎀프스도 푸에르토리코계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한국인이다. 최한승 기자

▶본 특집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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