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행장 바니 이)이 최근 인수가 무산된 텍사스 주 중국계 은행 ‘사우스웨스턴 내셔널 뱅크’(이하 SWNB)에게 합병 파기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은행은 10월 3일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한 8-K 공시를 통해 텍사스 남부 연방법원에 SWNB와 SWNB의 이사진을 상대로 이번 인수 무산의 책임을 묻는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SWNB가 합병과 관련한 정보를 유출하고 지난 8월 28일 열린 특별주총에서 SWNB 주주 2/3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계약에 명시된 인수 조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은 이번 소송을 통해 SWNB에 중도해약금 312만달러 등 인수 무산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추가 경비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한인 금융권에서는 SWNB가 한미가 요구하는 중도해약금 및 추가 경비를 지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장기 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5월 텍사스 지역 최대 아시안 은행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SWNB 인수를 발표했다. SWNB를 현금과 주식 2대8 비율 등 약 7,67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조건이었다. 한미은행은 합병 발표 이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캘리포니아 주 금융감독기관CDBO(California Department ofBusiness Oversight, 이하 DBO)의 승인을 순조롭게 획득하며 3분기 혹은 늦어도4분기에는 합병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던 합병은 SWNB의 일부 이사 및 주주들의 반발과, 대형 은행의 가로채기 소문이 돌면서 틀어지기 시작했고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8월16일에서 8월 28일로 연기된 시점부터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한미는 이에 특별 주총에 앞서 기존 합병안인 보통주 80%와 현금 20%를 보통주 70%와 현금 30%로 변경하면서 SWNB 주주진 설득에 노력했다. 그러나SWNB의 이사회는 특별 주주총회를 통해 한미은행 피인수 안건을 부결시켰다.

한편 3일 증시에서 한미은행의 주가는 전장대비 4.11% 오른 25.05달러에 마감하며 SWNB 고소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