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김, 민주 후보와 1%P 안팎 접전…앤디 김은 현역의원에 소폭 우위
“숨어있는 표심이 당락 좌우”…전통적으로 공화당에 숨은 표 많아
20년 만에 미국 연방의회(하원) 진출을 꿈꾸는 한인 정치인들의 도전이 6일 오후 판가름 난다.
거물 정치인 에드 로이스 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된 캘리포니아 39지구에 출마한 영 김(공화)과 뉴저지 3선거구에서 현역과 맞서고 있는 앤디 김(민주), 그리고 펜실베니아 5선거구의 검사 출신 펄 김(공화), 버지니아 8선거구의 26살 ‘영건’ 토마스 오(공화) 등 4인의 코리안 아메리칸이 1998년 김창준(제이 김) 전 연방 하원의원 이후 첫 한인 연방의원의 꿈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미 전국지 ‘유에스에이 투데이’와 선거 판세를 전망하는 ‘파이브서티에잇닷컴’ 등에 따르면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나선 영 김과 앤디 김은 각각 상대 후보와 초박빙(토스업) 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만큼 연방의회 입성 가능성도 작지 않다.
캘리포니아 39선거구의 영 김은 5일 현재 예상 지지율 49.4%로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후보(50.6%)에 불과 1.2%포인트 뒤처져 있다. 당선 확률은 시스네로스가 57.5%로 영 김(42.5%)을 앞선다. 그러나 이 선거구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지지율이 50대 50이었고 9월 말까지는 영 김 후보가 줄곧 2~3%포인트 우위를 유지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시스네로스가 맹추격을 벌인 흐름이다. 이 선거구는 전체 유권자 33만4522명 중 아시안 유권자가 7만5389명(22.5%)에 달하며 한인 유권자는 1만4450명(4.3%)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으나 민주당원이 11만4577명(34.3%)으로 공화당원(10만7912명)보다 많아질 정도로 지역의 정치성향이 바뀌었다.
최신 여론조사(시에나칼리지·뉴욕타임스)는 영 김 46%, 시스네로스 47%로 1%포인트 차이다. 이런 정도의 차이는 투표일 당일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선거분석가들은 풀이했다. 한 선거분석가는 “(그동안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숨어있는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 등 전문가 평가도 이 선거구는 전부 ‘토스업’(50대 50 승부)으로 봤다. 민주당에 우위를 준 쪽도 최대 0.6%로 1% 이내다. 영 김은 지역구에서 13선을 하고 물러나는 에드 로이스 의원의 지지를 받은 데다 지역기반을 오래도록 닦아놓아 박빙 레이스 속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뉴저지 3선거구의 앤디 김은 예상 득표율에서는 49.1%로 현역 톰 맥아더(공화) 후보(48.5%)를 0.6%포인트 리드하고 있다. 당선 확률도 앤디 김이 54.8%로 맥아더(45.2%)에 앞선다. 한 달 전 맥아더가 모든 지표에서 앞서던 것에 비하면 앤디 김이 급속도로 약진한 상황이다.
최근 시에나칼리지·NYT 여론조사는 반대로 맥아더가 45%, 앤디 김이 44%를 달려 맥아더가 살짝 앞서 있다. 이 지역구의 전문가 레이팅도 거의 ‘동률’로 평가한다. 민주당에 0.5% 더 얹어준 정도다.
다만, 현역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쪽에 ‘숨은 표’가 많다는 게 앤디 김의 불안 요소다. 맥아더는 이미 재선에 성공했고 3선 도전이다. 앤디 김은 중동문제 전문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라크 및 IS(이슬람국가) 담당 보좌관을 지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5선거구에 나선 검사 출신 펄 김 후보의 당선 전망은 어둡다. 예상 득표율은 펄 김이 31.3%로 같은 여성 법조인 출신인 민주당 메리 게이 스캔런 후보(68.7%)에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뒤처져 있다.이 선거구는 워낙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라 펄 김 후보가 주 검찰청 시절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며 분전하고 있지만, 여러모로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26살의 나이로 버지니아 8지구에서 민주당의 현역 도널드 베이어 의원의 3선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토마스 오는 승산은 희박하지만 창창한 나이에 연방 정치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차원에서 득표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흥미롭다. 상대 후보 베이어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자동차 딜러십을 운영하며 재력을 쌓은데다 하원의 우주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중진급이다.
게다가 재선 과정에서 늘 60%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 무명의 정치신인 토마스 오로서는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마스 오는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센트레빌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자원입대, 군복무를 했으며 2017년 명예전역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형사학, 법학,사회학을 전공하고 정보분석을 부전공했으며 현재 MBA과정을 밟고 있다. 오 후보는 공화당 후보이지만 중도적인 성향으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캠페인 사이트를 통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연합·황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