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 녹함초

옛날 어느 마을에 맘씨 착한 학훈이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 살고 있었다. 워낙 맘이 고와서 이웃사람들이 굶주리면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고 환자가 있으면 남들보다 먼저 나서서 그들을 돌보아 주었다. 동네사람들은 그녀의 선한 마음을 알고 그녀를 칭찬해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봄볕 좋은 날 마당에 나와 앉아 그녀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어린 사슴 한마리가 산에서 뛰어내려와서 마당으로 들어섰다. 잔득 겁에 질린 어린 사슴을 본 그녀는 그 사슴이 위험에 처해있음을 깨닫고 그 사슴을 품어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그때 인기척이 들리며 사냥꾼 하나가 집쪽으로 달려오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재빨리 그 사슴을 자신의 치마폭에 숨겨 태연하게 뜨개질을 하였다. 잠시 후 나타난 사냥꾼은 사슴을 보지못했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뜨개질 하느라 아무 것도 보지못했다고 대답했다. 사냥꾼은 집근처를 한바퀴 돌아보고는 다른 곳으로 사슴을 찾으러 나섰다. 사슴은 감사의 눈빛으로 학훈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산으로 돌아갔다.

얼마 후 학훈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잘못되어 심한 출혈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병이 나고 말았다. 학훈의 남편은 치료를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을 하였으나 병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학훈의 병세는 날로 위중해지고 있었다.

남편은 근심에 쌓여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걱정 속에 한숨만 내쉬는데 어느 날 사슴 한마리가 입에 알 수 없는 풀을 물고와서는 집앞에다 두고 가는 것이었다. 학훈의 남편은 이상한 일이라 여겨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학훈은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예전의 그 사슴일 것이라며 그 풀을 정성껏 달여 복용하니 병은 금새 씻은 듯 나아버리고 예전의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학훈 부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래서 부부는 그 사슴에 대한 감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물 함(銜)자에 사슴이 물어다 준 풀이라는 뜻인 녹함초(鹿銜草)라 명명하여 부인병에 사용해 왔으며 그로 인해 그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흔히 녹함초를 “다리가 부러진 사슴이 먹고 다시 뛰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 여기에 해당하는 고사가 바로 위의 내용이다.

녹함초는 민간약으로 주로 사용되어왔던 약초로 한국 전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종의 들풀에 속한다. 주로 몸에 스며든 풍(風)이나 습을 제거해서 관절염이나 삭신이 쑤시는데 사용했으며 신장을 보하고 뼈를 강하게 하는 작용이 있고 또 지해(기침을 멈추고), 지혈(피를 멎게하는 기능) 작용이 있다.

오늘날에는 혈압을 낮추는 작용도 있고 부정맥을 치료하는 기능도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본원에서는 오래된 폐질환에 백합과 오미자 등을 배합해서 사용한다. 특히 폐결핵을 앓다가 나은 폐기능이 좋지않은 환자분들에게 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권하는 약초이다.

이 약초는 절대로 강한 불에서 끓이면 안되는데 그 이유는 강한 불에 달이게 되면 그 약효가 소실되기 때문이다. 약한 불에 오래 끓이거나 아니면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개인적으로 이 약초의 용량은 1일 8g이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독이 있어서가 아니고 고방(古方)에 사용된 용량이 4g정도이기 때문이다. 재배가 아니고 주로 들에 자생하는 약초기때문에 오늘날에도 그 약효가 그 정도 용량에 충분히 들어있다고 생각해서이다.

달이는 방법은 물 0.5리터에 약초 8그램을 넣고 약한 불에 은은하게 달여서 그 우려낸 물을 아침 저녁 하루 두번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늘 말하지만 임산부에게는 무슨 약이든 주의해야한다. 따라서 이 약초 역시 임산부는 주의해서 마셔야 한다.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임산부가 아닌 여성이 이 약초를 차처럼 마시면 월경이 순조로와지고 겨우내 마시면 월경에 문제가 있는 여성분은 정상적인 월경을 하게 될 것이다.

김성진/중방의가 한의원 원장 ◇ Joong Bahng Acupuncture & Health Supplement(8345 Garden Grove Blvd., suite 101, Garden Grove, CA 92844) ▲문의전화:(714)530-3187/Fax: (714)922-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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