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거리…서울 접근성 4배↑ 주거분산…시내 주택수요 줄듯
경제활동 서울 집중 더해질 수 외곽 베드타운ㆍ유령도시 우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연내 착공하고 C노선도 사업 추진이 확정되는 등 속도를 냄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GTX가 서울 강남 등 도심에 대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는 반면에, 주요 경제활동의 도심 집중을 야기하는 양면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GTX는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서울에 닿는 시간을 4분의 1로 줄여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동탄에서 삼성역까지 19분,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는 14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국내 직장인의 평균 통근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긴 수준인 58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효과다.
전문가들은 서울 인구와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도심 주택 가격을 끌어올린 직주근접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서울 서부 지역에서 강남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됨에 따라 수요가 옮겨가면서 논현동 등지의 월세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관찰된다”며 “GTX 개통도 강남 집값 상승을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자리나 소비 등 주요 경제활동이 서울로 집중되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역시 공존한다. 이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재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는 강남 철옹성을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동탄 주민이 거주지 대신에 서울에서 쇼핑하고 문화공연을 즐기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작 거주지의 해당 기능은 위축될 수 있다”며 “2기 신도시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조성된 것은 서울 연계성을 떨어뜨리고 자족성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는데 GTX는 반대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이 뚫리면서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 지역들은 빨대효과로 지역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을 종종 겪는다. 동두천의 보산동 미군 관광특구는 2007년 경원선이 개통된 이후 미군들이 용산ㆍ이태원 등지에서 유흥을 즐기게 되면서 유령도시가 돼 버렸다. 인천 지역에서 중심 상권 역할을 해온 부평역 역시 2012년 지하철 7호선이 뚫린 이후 타격을 받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판교신도시처럼 GTX가 지나가는 지역에 일자리를 늘리는 등 자족성을 강화해야 해당 지역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서울의 주택 수요 분산 효과도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