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인은행 10대뉴스]하락…무산…매각

2018년 한해 동안 한인비즈니스의 젖줄인 한인은행권은 전반적으로 순익규모가 더 커지는 등 외형 성장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수익성이 둔화하고 성장세도 느려지는 등 뭔가 불길한 조짐이 넘실거렸다.

오픈뱅크와 퍼시픽시티뱅크가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고, 자산규모 최하위에 있던 유니티뱅크가 주류은행에 매각돼 커뮤니티를 놀라게 했다. 한인은행권의 주요 이벤트를 추려본다.

주가그래프①상장 4개은행 주가 폭락

한인은행 가운데 자산규모가 가장 큰 뱅크오브호프를 비롯, 한미은행과 올해 상장한 오픈뱅크, 퍼시픽시티뱅크(PCB)의 나스닥 시장 주가가 1년전 또는 상장 첫 거래일 대비 24.5%~35.9%까지 크게 떨어졌다.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상장 4개은행의 하락폭은 28~40%까지 더 커진다.

뱅크오브 호프는 1년전 12월 29일 폐장 가격 $18.25가 28일 종가 기준 $11.85로 35.1% 하락했다. 뱅크오브호프의 대주주인 고석화 명예이사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1년전 7,200여만 달러에서 올해를 마감하는 시점에는 4,500여만달러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 실감 날만하다.

한미은행 주가는 1년전 종가 $30.35였던 것이 28일 종가는 $19.46. 1년 새 무려 $10.89가 빠져 35.9%에 달하는 낙폭을 보였다. 3월 28일 나스닥 상장 첫 거래를 시작한 오픈뱅크는 첫날 $12.24이었으나 9개월만에 $8.70으로 떨어지면서 28.9%의 하락율을 나타냈다.

한인은행 중 네번째로 상장은행이 된 퍼시픽시티뱅크(PCB)는 8월 10일 공모가 $20.00에 첫 거래를 시작, 첫날 종가 $19.98이었지만 4개월여만인 28일 종가는 24.5%가 내려가 $15.09였다. 이같은 큰폭의 주가 하락은 은행 개별적인 실적의 건전성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느려진데다 금융업에 대한 불안요소 등 미래가치가 떨어진 데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②순익 증가세 둔화

9개 한인은행의 올 3분기 및 1~9월 누적 실적에 따르면 올 2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4% 증가한 것에 비해 3분기 수익은 5.7%가 감소한 10.7% 증가에 그쳤다. 뱅크오브 호프, CBB, 오픈, 유니티가 2분기에 기록한 전년 동기대비 순익 증가세는 3분기에 한결같이 감소했다.

한인은행의 순익 증가세가 더뎌진 것은 상장은행의 주가 하락에서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직은 흑자를 나타내고 있으나 비이자수익 감소와 이자및 비이자 지출이 늘고 있고, 대출금리는 낮은데 예금은 출혈경쟁으로 높게 잡는 제발등 찍기 영업에 따른 손실,그리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진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오픈뱅크 이사진이 나스닥 상장 타종식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③오픈, PCB 나스닥 상장

오픈뱅크는 미주 한인은행 가운데 세번째 상장은행이 됐다. 2005년 창립한 이래 13년만에 기업공개의 꿈을 이룬 셈이다.나스닥 심볼 OPBK로 3월 28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주당 11달러에 200만주를 일반 투자자에 공모,22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비상장 마이너 한인은행들 가운데 맨먼저 상장 테이프를 끊은 데 대해 민 김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진의 추진력이 높게 평가됐다.

오픈뱅크 상장에 자극받은 듯 상장 작업에 소극적이던 퍼시픽 시티뱅크(PCB)가 방향전환을 하면서 8월 10일 나스닥시장에 입성했다.PCB는 공모가 2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퍼시픽시티뱅크 이사진이 뉴욕 맨해튼에서 나스닥 상장기념 타종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 조지 구아리니 행장이 12월 10일 유니티뱅크 LA지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니티뱅크 최운화 행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수합병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④유니티은행, 북가주 베이컴 UBB에 매각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 본사를 둔 유니티은행의 지주사인 유니티금융지주(Uniti Financial Corp.· 이사장 오 용)는 12월 7일 북가주 월넛크릭(Walnut Creek) 소재 베이컴(BayCom )지주회사(나스닥 심볼: BCML)에 주당 4달러씩, 현금 60%와 주식 40%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매각,합병하기로 계약했다. 매각가격은 12월 7일 현재 베이컴의 1주당 가격 23.39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6천390만달러. 최운화 행장은 베이컴지주회사 산하 유나이티드 비즈니스뱅크(UBB)의 유니티뱅크 디비전 사장으로 남기로 했다. 한인은행이 타인종 은행에 매각돼 합병하기는 처음이다.

⑤한미은행, SWNB 인수 합병 실패

한미은행은 텍사스 소재 사우스웨스트 내셔널뱅크(SWNB)를 인수합병하기로 하고 5월에 계약까지 했지만 분열된 SWNB 이사진이 주도한 특별 주주총회에서 반대함으로써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미은행은 아시안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텍사스 시장에서 아시아계 최대 은행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미은행은 SWNB의 특별 주총에 앞서 기존 합병안인 보통주 80%와 현금 20%를 보통주 70%와 현금 30%로 변경하면서까지 SWNB 주주진 설득에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한미은행의 지주사인 한미 파이낸셜(HAFC)은 SWNB 본점이 위치한 텍사스주 남부 연방지법에 SWNB를 상대로 9월말 약 400만달러에 달하는 피해보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⑥하나파이낸셜 SBA 대출 부서 매각 추진

한인사회 최대규모의 종합금융회사인 하나파이낸셜이 자사의 미중소기업청(SBA) 담당 유닛인 ‘Hana Small Business Lending, Inc, 이하 하나 SBL)’을 5억 달러 가까운 금액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지난 2월초 발표했다. 인수하는 회사는 미 동부지역의 패트리어츠 내셔널 뱅콥(이하 패트리어츠). 매각 대금은 하나파이낸셜이 보유한 대출 1억 2000만달러에 3억 7000만달러의 서비스 권리를 더한 4억 9000만달러에 달했다.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하나파이낸셜에 돌아가는 금액은 8300만달러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 파이낸셜이 SBL 유닛 매각을 결정한 것은 팩토링금융과 비은행권 기업 중 맨처음 신설한 ‘ABL(Asset Based Lending·자산담보대출)’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하나파이낸셜의 SBL 유닛 매각은 포트폴리오 규모가 너무 커 금융 당국의 심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SBL 전체 매각을 감독당국이 좋아하지 않는 듯해 부분 매각쪽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⑦한미은행 금종국 CEO 은퇴, 바니 리 수석전무 행장 승진

한미은행 금종국CEO와 바니 리 행장(오른쪽)

한미은행 금종국CEO와 바니 리 행장(오른쪽)

한미은행의 금종국 최고 경영자(이하 CEO)가 6월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아울러 바니 리 수석전무가 은행의 운영을 총괄하는 행장으로 승진했다. 한인은행의 경우 보통 ‘행장=CEO’가 되는데 이를 2개 직책으로 분리, 그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금 CEO의 업무는 내년 은퇴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되지만 리 수석전무는 행장으로 승격됨에 따라 은행 경영에 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인은행가에서는 금종국 CEO가 은행업계에서 은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은행에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⑧우리은행, 80억 유로 배상 소송 희대의 해프닝

LA거주 한인 김모씨가 운영하는 미국 네바다주 소재 AJ에너지사라는 회사가 우리은행및 우리아메리카은행을 상대로 도이치뱅크를 통해 투자자가 송금한 80억 유로(약 98억6400만달러)를 자신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은행측은 즉각 ‘사기소송’이라고 공시했으며 소송을 제기한 측은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몇백달러의 인지대만 내면 거액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미국 사법제도를 이용해 거대은행을 지렛대 삼아 또 다른 사기를 저지르려고 한 시도로 드러나 혀를 차게 한 해프닝이었다.

⑨치열한 예금유치 경쟁

남가주 지역 9개 한인은행의 총예금고와 총대출액에 따른 예대율(예금고 대비 대출비율)은 2017년 4분기 99.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 2분기 98.6%, 3분기 97.2%로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금고가 바닥을 보일락 말락할 지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금융감독당국이 권고하는 예대율 100% 이하는 대부분 지키고 있지만 80~90%대 초반의 이상적인 수준에는 거리가 먼 상태였다. 이에 따라 CD금리를 높여서 경쟁적으로 예금고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한해였다. 일부 은행은 창구직원인 텔러들에게까지 CD유치 영업을 권장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예금확보에 인력을 총동원하는 모양새였다.

⑩경쟁적인 스포츠 마케팅

뱅크오브 호프 케빈 김 행장이 LPGA파운더스컵 2018대회 챔피언 박인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뱅크오브 호프 케빈 김 행장이 LPGA파운더스컵 2018대회 챔피언 박인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가 2016년부터 LPGA 파운더스컵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한 효과가 적지 않다는 데 영향을 받은 듯 퍼시픽시티뱅크와 Cbb뱅크 등이 잇따라 LPGA토너먼트에 비중 있는 스폰서십으로 참여했다.

뱅크오브 호프는 올해도 60여명의 VIP고객을 초청, 3월 13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대회기간 중 프로암대회 등에 참가하도록 했다.

남가주 지역은 물론 미 전역에서 애리조나 피닉스의 대회장으로 날아간 VIP 고객 참가자들은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3박 4일 동안 호텔, 프로암대회, 기타 골프관련 이벤트 참여 등 뱅크오브 호프측이 마련하고 안내한 프로그램에 “100%이상 대만족”이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태평양 은행은 LA 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윌셔 컨트리 클럽에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휴젤-JTBC LA오픈’의 공식 은행 파트너로 참여하며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영향을 받은 듯 경쟁은행인 Cbb뱅크가 2019년 같은 대회의 공식한인은행으로 참여한다. 한미은행은 제 5의 메이저로 불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스 오픈’ 메인 코트에 은행 홍보를 위한 VIP 스위트룸을 계약, 한국의 톱랭커 정 현 선수를 초대해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미은행은 3월말 LA다저스 류현진 팬사인회도 열었다.

정리=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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