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6개짜리 리스팅가격 10만9900달러
미국 금주령 시대 악명 높은 갱 두목 알카포네(1899~1947)가 살았던 시카고 남부의 114년 된 집이 매물로 나왔다.1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대학 남서쪽 파크 매너 지구에 위치한 이 집은 1905년 지어졌으며, 알카포네가 스물네살이던 1923년 8월 부인 메이와 어머니 테레사 공동명의로 매입해 함께 살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Zillow)는 “이 집에서 1924년 알카포네의 남동생 프랭크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1952년 어머니 테레사가 세상을 떠났다”며 “시카고 역사의 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연면적 262㎡ 규모에 침실 6개, 욕실 2개를 갖춘 이 집의 매매 희망가는 10만9천900달러(약 1억2천500만 원).중개업체 측은 두 가구가 동시에 거주할 수 있도록 고안됐고, 원목 마루가 깔려 있으며, 각 층에 팔각형 거실이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업체 리맥스(Re/Max)의 중개업자 라이언 스미스 는 애초 차고에서 집 안 지하실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가 있었으나 메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엌은 1950년대 상태로 추정된다”며 아직 알카포네의 어머니 테레사가 살던 때 그대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집의 소유권은 1947년 11월 알카포네의 여동생 마팔다 매리토트에게 이전됐다가 테레사가 세상을 떠난 후인 1953년 1월 매각됐다. 거래 기록을 보면 2009년 4월 45만 달러(약 5억 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가격이 점차 낮아졌다.
경제전문매체 시카고 비즈니스는 이 집의 가장 최근 소유자가 부동산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압류됐다고 전했다.1899년 뉴욕 빈민가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알카포네는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범죄조직에 가담했으며 만 19세에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1920년 금주법이 시행되자 시카고로 이주해 밀주·매음·도박 등 불법사업으로 부를 축적, 세계 최고 갑부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1930년 시카고 ‘공공의 적’(Public Enemy) 1호에 오른 그는 1931년 탈세 혐의로 체포·수감됐다. 8년 복역 후 모범수로 조기 석방됐으나 건강 악화로 48세에 생을 마감했다.(시카고/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