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권 인공지능(AI) 조기 도입 움직임

은행AI도입

한인은행들이 지속적인 금리인상 등에 따른 대출 감소와 예금 유치를 위한 금리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가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곧 한인은행의 업무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인금융권의 IT전문가에 따르면 은행의 미래 트렌드는 블록체인, 로보틱스, 유저 인터페이스(UI) 개선 그리고 데이터 분석 등 4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로보틱스와 데이타 분석의 경우 한인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업무 효율성 향상 및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대출과 예금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은행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인 것이다.

로보틱스란 단순반복업무를 대신해주는 로봇과 테크닉스의 합성어다. 각국 금융권의 실험결과 같은 업무량을 처리하는 속도에서 인간은 16일이 걸린 반면 로보틱스는 단 6일이면 충분했다. 로보틱스는 반복적인 수작업에서 나오는 입력 실수가 없어 고객의 정보 검증이나 단순한 보고서 작성에서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원에게 단순 반복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면 다른 분야에서 보다 더 창의적인 발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미 모건 체이스나 웰스파고와 같은 대형 은행에서는 서류 심사의 일부분을 AI에 맡기고 있고 일본 3위 은행인 미쓰이 스미토모은행(SMBC)은 내년부터 직군 구분을 없애 사실상 단순 업무인 창구 직원 채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을 통한 업무 상당부분도 AI가 대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AI 활성화의 더 큰 계기는 데이터 분석이다. 한인은행에서 택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빠른 처리 속도로 은행 고객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최상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고안할 수 있다.

AI는 은행의 인사정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은행권의 승진 구조를 보면 업무와 승진 상한 직급에 제한이 없는 직군과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를 하는 직군의 구분이 뚜렷하다. 단순 업무 직군의 경우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면 사실상 승진에 한계가 있다. 만약 직군 구별을 없애 각 행원이 단순업무 분야에서 벗어나면 개인별 업무 실적을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승진 이나 임금 책정과 관련한 논란 요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밖에 정보를 중앙서버 한곳이 아니라 여러 곳으로 분산해 보관, 해킹 위험이 적은 블록체인 기술이나 온라인 뱅킹을 통해 고객이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UI 역시 데이터 분석에 유리한 AI가 사람에 비해 효율적이다.

AI의 조기 도입을 예고한 한인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 창구 직원을 줄이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들릴까봐 조심스럽지만 AI가 행원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에 고루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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