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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옷 디자이너로서 사업타당성을 살피러 멕시코에 들렀다가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억울한 옥살이’의 주인공 양현정씨가 3년 2개월만인 11일(현지시간) 풀려났다.
멕시코시티에서 발행되는 일간 ‘멕시코 한인신문’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양씨는 검찰의 구속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변호인측의 이의제기에 따른 재심 요구 절차인 ‘암빠로(Amparo)’가 연방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진 끝에 이날 수감돼 있던 산타마르타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여동생이 운영하던 멕시코시티의 노래방에서 카운터 일을 잠시 도와주던 중 검찰의 기습단속 과정에서 연행된 2016년 1월 15일부터 꼬박 1150일만에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양씨는 석방된 뒤 곧바로 이민청 수용소로 이송돼 불법체류에 대한 추방 형식으로 이번 주 안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2월 11일 관광비자로 멕시코 땅을 밟았기 때문에 형식상 불법체류를 적용해 추방절차를 밟는 셈이다.
양씨는 체포됐을 당시 인신매매, 종업원 임금갈취, 성매매 강요 등의 중범 혐의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완강하게 혐의사실을 부인했으나 당시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에 파견돼 있던 이임걸 경찰영사가 검찰조서에 섣불리 서명하도록 종용한 게 빌미가 돼 장기간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이 영사는 양씨 사건이 한국에서 쟁점화하면서 업무태만으로 직무정지와 감봉처분의 징계를 받았다.
양씨의 억울한 옥살이는 지난 2013년 발표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주연 전도연)의 내용과 유사해 한국에서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2016년 9월 양씨의 사정이 한국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외교부는 대사급 영사를 멕시코에 파견하고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멕시코 정부에 친서까지 보내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멕시코 검찰이 양씨의 고발인을 가공인물로 내세워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를 덮으려고 구속상태를 유지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의 변호인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암빠로를 제기, 연방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작년 12월 석방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검찰측이 항소를 통해 이를 저지, 또 석달여를 더 감옥에 있어야 했다고 멕시코 한인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