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부재…한진그룹주, 대차공매도 급증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명예회장 별세로 총수 부재라는 불확실성에 빠진 한진그룹 관련 종목이 공매도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공매도 거래량이 각각 50배, 4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전후로 대차거래ㆍ공매도 거래가 급증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한진칼의 대차거래 계약 체결 주수는 198만여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전체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 투자가가 주식을 보유하지않고 있는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거래를 말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대차거래도 늘어난다.

실제로 한진칼의 공매도 거래량은 5일 1만9295주에서 8일 80만8621주로 40배 넘게 늘었다. 대한항공 공매도 거래량 역시 2539주에서 13만8771주로 50배 넘게 늘어났다. 한진 역시 1만1007주에서 3만4947주로 크게 늘었다.

한진그룹 종목에 대량의 대차거래와 공매도가 몰려든 것은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세 자녀가 경영권 분쟁을 대비해 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날 한진칼은 20.63%(3만4000원)나 폭등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고 한진과 대한항공 역시 각각 15.12%, 1.88% 올랐다.

대차거래와 공매도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급등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지배주고 개편이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 상송 등을 통한 후계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더라도 한진 그룹의 지배구조가 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와 정석기업 등은 현재의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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