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노광길 이사장 은퇴로 세대교체 마무리..새 이사장 존 안씨

노광길, 바니 이
바니 이 행장(오른쪽)이 은퇴하는 노광길 이사장에게 감사패와 함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지난 35년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소중한 기억들을 뒤로 하고 이제는 한걸음 뒤로 물러 납니다.”

한미은행이 미주 한인은행 1세대를 상징하는 노광길 이사장의 은퇴와 함께 세대교체의 방점을 찍었다.

뱅크오브호프의 고석화 명예회장과 함께 한인 은행권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 노광길 한미은행 이사장이 22일 오전 LA 한인타운 소재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2019년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은퇴했다.

한미의 37년 역사 가운데 35년 간 이사로 재임하며 지난 10여년 간 이사회 의장의 중책을 맡아온 노광길 이사장은 “지난 35년간 서브 프라임 모기지 파동 등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한인 사회의 믿음과 지지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이제 소중한 기억들을 뒤로 하고 한 걸음 물러나지만 남은 여력을 다해 한미은행의 발전을 돕겠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한미은행은 안이준, 이준형, 그리고 조지 최 등에 이어 노광길 이사마저 퇴진하며 1세대 창립이사가 모두 은행을 떠나 완전한 세대 교체를 이루게 됐다.

바니 이 행장은 노 이사장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건네며 “지난 35년간 이어진 노광길 이사장의 희생과 헌신을 본받아 한인은행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한인커뮤니티에 보다 많은 혜택을 환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노 이사장의 은퇴는 단순히 한 개인 이사가 물러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미은행은 22일 주주총회 직후 개최된 이사회를 통해 존 안 부 이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존 안 신임이사장은 투자펀드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캐피털 파트너스(GACP)’ 대표로, 은퇴한 노광길 이사장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 2014년 12월 이사진에 합류했다. 인사추천위원회(NCG) 소위원장, 보수 및 인사관리위원회(CHR)와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및 기획위원회(RCP)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미는 또 데이빗 로젠블룸 이사를 부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사진은 당연직 바니 이 행장을 포함, 존 안, 데이빗 로젠블룸, 해리 정, 최기호, 크리스티 추, 스캇 딜, 토마스 윌리엄스, 그리고 마이클 양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의 중심축이 기존 개인 대주주에서 전문성이 강조되는 사외이사로 넘어간 것을 뜻한다. 실례로 노 이사장을 제외한 이번 이사회 멤버의 주식 보유율은 전체 1%에도 못 미치며 특히 존 안 이사장의 경우 그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개인 주식 보유수가 당연직 바니 행장은 물론 은퇴한 금종국 전 CEO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타 타인종 이사 3명과 한인이사들 역시 직접 투자한 지분이 거의 없는 전문직이다.

한미은행의 이같은 변화는지난 2014~2018년에 합류한 신진 이사들과 1.5세 경영인 바니 이 행장이 은행 경영의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등 급변하는 뱅킹 비즈니스의 트렌드에 맞는 분야별 전문가가 한미은행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음을 뜻한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들은 “은행의 규모가 작을 수록 강력한 지배주주가 있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처럼 중대형 은행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기관 투자자의 지배력이 높아지고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전문가 위주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이제 PCB(퍼시픽 시티), Cbb, 오픈, 그리고 US 메트로와 같은 중소규모 한인은행들도 점차 한미나 뱅크오브호프와 같이 이사회의 중심이 투자이사에서 전문그룹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미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 임금과, 관련 혜택과 보상 그리고 KPMG를 외부 회계 감사기관으로 지정하는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최한승 기자

한미 이사회 단체
한미은행 이사진이 22일 주주총회를 마치고 바니 이 행장(오른쪽에서 네번째)과 이날 공식 은퇴한 노광길 이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존 안 신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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