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200억달러 이상 줄어들지 않을까요?”
남가주에서 중국인 부동산 투자자를 대리하고 있는 한 브로커의 말이다.
이 브로커는 ”주택 시장에 유입된 중국 자본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공부하는 자녀의 집을 매입한 중국인 부모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만일 중국과의 마찰로 유학생이 급감할 경우 미 부동산 시장에 매년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두가지 수치만 비교해도 중국인 유학생 감소가 미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 수는 미 전체 유학생의 35%에 달하는 35만755명인데 2018년 기준 중국인들이 미 부동산 시장(주택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304억달러(주택 당 매입 금액 75만 2000달러)다. 이는 곧 최소 270억달러 이상이 35만 755명유학생들의 부모에게서 나왔다는 계산이 된다.
여기에 또 다른 수치들을 대입하면 유학생 감소가 미 주택 시장에 수백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 브로커의 분석은 더 큰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중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가을학기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을 포함하는 ’스템(STEM)’ 프로그램의 경우 그나마 유학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비 스템 계열 전공의 경우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학생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실제 중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높은 모 대학의 경우 비 스템계 전공의 중국인 비율이 1/3 이상 줄어든 곳도 있다고 알려진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반 이민 정책을 강화하며 민감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 학생과 학자들의 비자기간까지 제한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인들의 미 부동산 투자는 매년 더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쉽게 나온다.
부동산 경제학자들도 중국인 유학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투자자의 경우 주택 구매수도 많지만 상당수가 모기지 대출 없이 전액현금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차압 위험이 낮아 셀러들에게 인기가 높다. 반면 중국과 달리 유학생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 멕시코, 영국,캐나다 등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미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중국인 유학생의 주택 구입이 줄면 매년 거래 액수가 최소 200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이다. 특히 50만 ~100만달러대 중고가 주택 시장은 중국인의 주택 구입 유무가 거래건수와 액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업용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자본 이탈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보험사를 포함한 중국계 투자자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매매는 8억54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해 전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순매입액도 26억8000만 달러에 그치며,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안정화, 부채 감축 그리고 해외투자 제한 등이 더욱 가속화 된다면 중국 기업이 미국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순매도는 크게 증가하고 투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