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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55억달러(한화 약 6조 705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의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 호텔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이하 미래에셋)이 중국의 대형 보험사 안방(安邦)보험(이하 안방)이 매물로 내놓은 55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고급호텔 15곳을 인수할 유력 입찰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안방은 당초 58억달러를 요구했지만 매각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일부 호텔의 판매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에셋은 독점 협상이 아닌 미국의 브룩필드 캐피털, 영국 부호 바클레이 형제의 전 대리인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파버가 이끄는 투자그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텔 포트폴리오를 매입할 계획이다.
안방이 내놓은 매물에는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구입한 스트래티직 호텔앤리조트 네트워크에 속한 △뉴욕 JW 매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로우스 산타모니카 비치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등이 포함돼 있다.
안방이 지난해 8월부터 일괄 매각을 추진했던 이들 호텔 매물은 지난 2015년 블랙스톤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양측은 당시 총 65억달러에 블랙스톤 소유 호텔 자산을 일괄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미 정부가 샌디에고 해군기지 인근에 위치한 호텔 델코로나도 등의 매각을 반대하면서 55억달러 마무리 됐다.
블룸버그 등 미 주요 언론은 “안방과 미래에셋이 아직 최종합의에 이른 것이 아니며 협상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달 말까지 계약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방이 힘들게 인수했던 호텔을 매각하는 것은 경영난과 중국정부의 해외부동산 투자 견제 때문이다. 안방은 블랙스톤으로부터 호텔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인 2017년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전 회장이 불법 자금 모집과 사기, 횡령 등 혐의로 체포되면서 경영이 악화됐고 결국 경영권을 중국 보험당국에 뺴앗겼다. 중국정부는 경영권 확보 이후 안방에게 제공했던 약 97억달러의 공적자금 지원을 문제 삼으며 해외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과 하와이 소재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을 인수한 바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