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협상서 ‘홍콩’ 지렛대로…중국, ‘제재기업 목록’ 보복 위협

NYT “트럼프, 무역협상 지렛대 위해 홍콩과 연대 표시”

전 IMF 책임자 “미국에 좋은 패”

중국 상무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 조만간 발표”

관영매체 “페덱스, HSBC 등 타깃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로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 교착상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홍콩 시위의 인도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은 제재 기업 목록을 준비 중이라며 맞불을 놨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지렛대를 얻기 위해 홍콩과의 연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몇 달 동안 “중국 내부의 일”이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시위가 계속되자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의 조건을 따르도록 압박하는 데 필요하고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시위 초기 홍콩은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고만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중국에 “인도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18일에는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하면 (무역)합의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중국의 홍콩 시위 대응을 무역협상과 연계시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책임자는 “홍콩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지지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무역협상에서 미국에 좋은 패를 줄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의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unreliable entity list) 발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판 ‘기업 블랙리스트’인 이 목록은 미국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규제에 따른 대응 조치로 앞서 5월 처음 언급됐다.

목록에 포함되는 기업은 ▷공급 중단 등 차별적 행동에 관여했는지 ▷비상업적 이유로 시장 규칙과 계약을 위반하는지 ▷중국 기업에 손해를 입히는지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 여부 등 4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목록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협조한 혐의를 받는 미국 배송업체 페덱스와 글로벌 금융기업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씨티그룹, BNP 등을 거론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 목록이 일단 발효되면 대만과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해친 기업들을 응징하기 위해 배치될 수 있다”며 “중국의 막대한 경제력을 고려할 때 응징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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