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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하지 못했던 실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한인 최모씨는 눈앞에 닥친 페이먼트를 내기 위해 은행 ATM에서 돈을 인출했다. 문제는 은행의 잔액보다 인출금이 많아 초과 인출료(오버 드래프트)를 물게 된 것이다. 돈이 없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벌금을 물게 되는 ‘웃픈 (웃기지만 슬픈)’상황에 처한 것이다.
최 씨의 사례가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지난 한해 미국 은행이 소비자에게 부과한 초과 인출료 비용은 무료 345억달러에 달하며 초과 인출료를 물게 된 소비자의 41%는 100달러 이상을, 15%는 200달러 이상을 수수료로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초과 인출료 외에도 본인의 어카운트가 없는 타 은행의 ATM 사용시 지불하는 수수료(건당 약 1.50~4달러) 등 다양한 수수료 복병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은행 고객의 상당수가 ‘타 은행 ATM 관련 수수료 면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초과 인출료’를 한인은행 사용의 주요 이유로 꼽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최근 미 금융계에 수수료와 관련한 틈새 시장을 노리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런칭해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모바일 뱅킹 앱 ‘바로(VARO)’ 역시 이런 수수료와 관련한 틈새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바로는 최근 매월 1000달러 이상을 입금하고 최소 5번 이상의 결제를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50달러까지의 초과 인출료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월 초과 인출료 평균이 50달러 이하라는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집계 결과를 볼 때 바로 가입자들은 초과 인출에 대한 부담 없이 ATM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바로는 지난해 런칭 이후 계좌 관리 및 최소 유지 금액(미니멈 밸런스), ATM 사용료, 카드 교체비 등에서 자유로운 세이빙/ 체킹 어카운트와 고금리 예금 그리고 최저 이자 대출 프로그램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기존 은행으로부터 상당수의 고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는데 이번 초과 수수료 면제 상품을 통해 보다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로이드 뱅크 런던 그리고 웰스파고 등을 거친 베테랑 뱅커이자 바로의 CEO인 콜린 월시는 “초과 수수료를 포함한 다양한 벌금은 대부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고객이 짊어지게 마련”이라며 “바로는 모든 소비자들이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 정말 필요한 경제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소비자가 초과 인출 관련 수수료를 미리 방지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 고객이 ‘초과 인출 및 관련 수수료 거부’를 선택할 경우 해당 계좌 사용자의 ATM카드는 잔액 이상의 초과 인출을 할 수 없게 된다. 단 일부 은행은 이런 초과 수수료 면제 자체를 금지하거나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초과 인출 및 관련 수수료를 거부해도 체킹 어카운트와 연동된 자동 페이먼트나, 자신이 직접 사인한 수표 등은 여전히 잔액을 초과할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