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고가아파트 판매 급감…경기침체 우려 가중

200만 달러 이상 아파트 판매 6년래 최저 

7월 양도세 강화로 판매 급감했기 때문

일시적 영향 분석 속 경기침체 우려 지속

노을 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AP=헤럴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고가 아파트 및 주택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부터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7월 맨해튼에서 200만 달러(약 24억원) 이상의 고급 아파트와 주택 판매는 162건으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에 기록한 685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며, 지난 10년 간 월평균 판매량의 62%에 그치는 수준이다.7월 전체 맨해튼 주택 판매금액도 15억4000만 달러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월 판매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갑작스런 고급 아파트 판매 감소는 양도세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7월부터 맨해튼에선 200만 달러 부동산 판매의 경우 0.25%, 2500만 달러 이상 판매의 경우 3.15%까지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조나단 밀러 부동산 감정가 겸 시장분석가는 “세금 정책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 행동이 변하고 있다”며, 최근 판매 감소가 양도세 강화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급 아파트의 판매 감소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고가 주택 시장 위주의 중개업자인 도나 올산은 400만 달러 이상 자산의 매매계약이 올해 8월까지 17% 정도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위기가 오고 있는 것 같다”며, 가격을 낮춘 판매자는 계약을 맺고 있지만 나머지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디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가 아파트와 달리 일반 아파트의 경우 판매가 꾸준한 모습이다. 7월 200만 달러 이하 판매는 전달에 비해 2.5% 늘어났다.

이번 양도세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고가 부동산 거래 중에는 전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의 딸인 조지나 블룸버그가 구매한 것도 있다. 그는 센트럴 파크 인근 아파트를 1020만 달러(약 123억원)에 구입했으며, 22만9400달러(약 2억7000만원)의 양도세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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