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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들이 주식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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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크의 지주사 OP 뱅콥은 지난달 28일 최대 47만5,000주에 달하는 2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오픈뱅크는 지난 1 월부터 시행한 1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주당 9.10달러에 총 39만5,000주를 매입했다. 이번에 발표한 2차 자사주 매입까지 더하면 총 87만주를 매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뱅크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소식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현재 종가 9.50달러에 그쳐 공모가(11달러)는 물론 지난 52주 최고가인 12.28달러를 2.78달러나 밑돌고 있다.
1월 자사주 매입 발표 후 9.29달러였던 오픈뱅크의 주가가 6개월이 지난 7월(17일)에도 9.58달러로 그 상승폭이 극히 미미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자사주 매입 또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자사주 매입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다른 한인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인 호프뱅콥은 이미 3차례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총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뱅크오브호프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5,000만달러 규모의 3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지난해 선순위 무보증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2억 1,750만달러 중 무려 90% 이상인 2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쏟아 부은 셈이다.
하지만 뱅크오브호프의 지난달 30일 현재 종가는 13.41달러로 52주 최고가 17.66달러보다 4.25달러나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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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000만달러를 투입해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약 310만주를 1, 2차에 걸쳐 매입한 한미은행도 17.69달러로 52주 최고가 26.93달러에 비해 9.24달러나 떨어졌다. 특히 2분기 부실대출 문제 등으로 수익이 급락한 한미은행의 경우 타 은행에 비해 주가 반등이 더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년 3월까지 총 65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 중인 퍼시픽시티 뱅크(이하 PCB)도 16.38달러로 52주 최고가 20.93달러에서 4.57달러나 밑도는 상태다.
한인은행 사정에 밝은 한 경제분석가는 “현재 한인은행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도 주가 및 주당순익(EPS)을 높이지 못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자사주 매입이라도 하지 않으면 주가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울며 겨자먹기하듯 매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란 분기별 현금 배당과 같이 일단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지금은 전반적인 약세장이라는 점과 자사주 매입 규모가 주가를 부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급변하는 경제상황을 들어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이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힘들게 된다. 실적 개선을 위한 묘안을 반드시 찾아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