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와 입주자가 가장 심하게 다투는 지점은 어디일까?

흔히 건물 내 편의시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보증금 문제가 가장 예민하다.

세입자로서는 큰 돈을 돌려 받지 못해 화가 나고 건물주는 퇴거 시 수리비를 확보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게 된다.

보통 보증금은 1~2개월치 렌트비가 책정되는데 최근 이 보증금 없이 계약을 맺는 유닛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뉴욕과 시애틀 등 각 지역 대도시들이 앞장서 보증금 상한선(최대 한달 렌트비)를 도입하면서 LA를 중심으로 한 남가주 지역 건물주 사이에 보증금을 대신하는 ‘보험’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LA카운티에 아파트 건물 몇 채를 소유하고 있는 한인 투자자 양 모씨는 “지난해 부터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보증금 대신 슈어티 본드(surety bonds)나 리스 보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슈어티 본드는 입주 시 보증금 없이 특정 금액을 선납하는 방식이다. 슈어티 본드가 논 리펀더블,즉 돌려 받을 수 없는 돈이기는 하지만 이주 후 수리할 부분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이 커버되기 때문에 유용하다. 단 슈어티 본드는 수리할 부분이 커지면 추후 입주자에게 남은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입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리스 보험이다. 리스 보험은 대형 보험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데 대부분 매월 유닛 크기 등에 따라 특정 비용을 입주자가 납부하며 배관이나 전기 부분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수리비를 전액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월 납입금이 평균 16달러 선으로 많지 않아 개스나 쓰레기 혹은 수도 사용료 등이 포함된 건물의 경우 큰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양 씨는 “입주자에게 리스 보험을 들도록 권유하고 있는데 1년 이상 장기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연말 다양한 명목으로 보험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며 “건물주 입장에서도 입주자와 서로 언성 높이지 않고 수리비를 해결할 수 있고 입주자가 보증금 선납에 대한 부담 없이 장기 리스 계약을 맺으면 공실률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