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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의 지난해 순익이 급감하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뱅크오브호프, 한미, 퍼시픽 시티, 오픈, Cbb, US 메트로 그리고 유니 뱅크 등 총 10개 한인은행이 최근 연방예금공사(FDIC)에 접수한 지난해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9년 4분기 현재 이들 은행의 총 순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7073만 달러에 그쳤다.
4개 분기 연속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9년 누적 순익 또한 3억 1493만달러로 2018년의 3억 5290만달러에 비해 11%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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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로는 자산 규모 1~2위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 퍼시픽 시티(이하 PCB) 그리고 Cbb등의 순익이 감소한 반면 오픈과 US 메트로 그리고 유니 은행 등은 영업력을 과시하며 선방했다.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는 누적 순익 1억 8771만달러로 전년대비 7.7% 감소했고 PCB의 순익도 2018년 2495만달러에서 2467만달러로 1% 줄었다. Cbb 역시 순익이 1752만달러에서1396만달러로 20% 이상 감소했다.
순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한미은행으로 지난해 2분기 발생했던 특정 고객의 대출 문제가 4분기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4분기와 누적 순익이 각각 61%와 38%나 감소하는 수난을 겪었다.
순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때 두 자릿수를 쉽게 넘기던 자산 증가폭도 3.8%까지 내려왔다.
지난 4분기 현재 미 서부 10개 한인 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300억2,03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자산이 3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은행별 부실자산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한 때 활발했던 은행간 합병 등도 일단 멈춤 상태여서 올해 역시 큰 변화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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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변화로는 오픈뱅크(자산 11억 8000만달러)의 자산 규모가 상장에 따른 부스터 효과 때문인지 전년 대비 13%나 늘면서 제자리 걸음을 한 Cbb(11억 6300만달러)를 제치며 6위로 올라선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한인은행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예금의 경우 10개 은행 합산 총 예금고가 248억767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38억2,251만달러에 비해 4.1%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인은행들이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은행별로 순이자 마진 관리를 위해 비용 부담이 큰 높은 고금리 상품을 정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의 예금 증가폭은 지난해 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업체들이 한인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것도 예금고 증가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대출은 순익 못지 않게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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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미 서부 10개 한인 은행의 총 대출 규모는 241억3,174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233억5,438만달러에 비해 3.3%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 만큼은 주요 지수 중 가장 낮았다. 리테일 분야의 경기 침체로 한인은행들이 강세를 보이던 SBA 대출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핀테크와 온라인 업체의 급성장으로 고객들이 다수 이탈하면서 대출 수요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 주요 경영진들이 부실 대출을 우려해 대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현장 직원들이 볼멘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예금과 대출의 증가폭이 낮아지면서 한인은행들의 예대율도 다시 치솟는 것에 있다. 한인은행들은 지난해 2분기만해도 예대율을 97% 이하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올렸지만 은행간 경쟁적인 고금리 예금(CD 등) 경쟁으로 예금이 부족해 지면서 지난 4분기에는 예대율이 다시 평균 98%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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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대비 대출비율을 뜻하는 예대율은 보통 80%이상에서 90% 초반대가 이상적이다. 이는 80% 이하 수준은 대출에 지나치게 소극적임을, 95% 이상은 대출을 위한 자금이 부족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감독국 역시 각 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밑돌도록 강력 권장하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지난 2018년만 해도 대부분의 은행의 예대율이 95%에서 100%선을 넘나들 만큼 자금 부족에 시달렸다. 하지만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예금 유치에 여유가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예대율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예금 유치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신한 아메리카(102.4%를 시작으로 뱅크오브호프( 99.0%), 한미(97.4%), 우리아메리카(97.5%) PCB(97%), 오픈(96.6%), 그리고 Cbb(95.7%) 까지 모두 예대율 95%를 넘겼다. US 메트로 뱅크와 유니뱅크의 그리고 오하나 퍼시픽 등이 각각 86.4%, 84.2% 그리고 92%5로 아직은 적정 수준의 예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은행 역시 그 규모상 예금 증가에 한계점이 있어 예대율은 언제라도 크게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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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관계자들은 “JP 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 대형은행은 지난 한해 법인세율 인하 등에 힘입어 순익을 크게 늘렸지만 한인은행의 경우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입원인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컴플라이언스 강화 등을 위한 인건비, 이자비용 그리고 부실대출 해결을 위한 대손충당금 증가 등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며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을 지적하는 주주들의 불만을 현금 배당 인상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막고 있지만 이는 단기처방에 불과하다.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는다면 보다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