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은행들이 순익 감소에도 아랑곳없이 분기별 현금 배당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당이란 말 그대로 투자한 회사가 영업을 잘해 남은 이익을 다시 투자액만큼 나눠받는 것으로 크게 현금과 주식 배당으로 나눌 수 있다. 배당금을 늘리는 것에 찬성하는 주주들의 주장은 명확하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현 수준대로 유지하거나 올리지 않으면 한인 은행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주는 “배당 때문에 지난 수년간 매 분기별로 들어오는 수익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라며 “주가가 처음 매입했을 때 보다 크게 떨어졌는데 배당마저 없다면 다른 주식을 찾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인은행들과 같이 성장 모델에 한계점을 보이는 기업은 배당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맞다는 논리다. 현금 배당은 은행과 투자자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라는 게 이같은 주주들의 주장이다.
은행 경영진 또한 현금 배당이 영업을 잘해 남긴 이익을 분배하기 보다 주주(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한 은행의 재무 담당자는 “지난해 법인세율 인하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한인은행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주주들을 배당으로나마 달래지 않는다면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
반면 현금 배당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배당이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수익에 따라 배당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도 수익이 줄면 배당도 줄여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
현금 배당액수를 줄이거나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한인은행의 한 간부는 “SBA 대출이 줄고 부실자산이 늘어 순익과 순이자 마진이 대부분 감소하는 상황인데 배당금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특히 상장 은행을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상승을 노렸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아 자금 압박이 더 심해졌다. 속내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보다 주가 방어에 있겠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당금을 어느 정도 줄이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간부의 주장처럼 한인은행들이 분기별 현금 배당을 중단했던 사례도 있다. 한인은행들의 분기별 현금 배당은 지난 금융위기 사태 때 일시 중단됐다. 수익성이 개선된 지난 2012년 현 뱅크오브 호프의 전신인 구 BBCN이 주당 5센트로 다시 시작했고 그 뒤를 윌셔은행(현 뱅크오브호프)과 한미은행이 따랐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