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녀간 대한항공 승무원 확진판정…LA한인타운 ‘술렁’

'항공사 中 노선 운항 줄어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주기된 항공기 앞으로 마스크를 쓴 한 여행객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승무원이 인천 – LA 노선에 탑승 근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25일 한국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승무원은 이달 19∼20일 인천과 LA 노선을 오가는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귀국한 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 격리를 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승무원은 인천-LA 노선 탑승에 앞서 인천-텔아비브 노선에도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등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대한항공측과 질병관리본부는 아직 해당 승무원이 격리되기 전까지 탑승한 항공편 등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일단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들에게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LA 한인사회에서는 25일 유튜브의 1인미디어를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해당 승무원이 LA에 체류하는 동안 거쳐간 식당 등이 실명으로 공개돼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적항공사 승무원들은 LA에 최소 1박 2일간 머무르게 마련이다. 대체로 15명정도가 팀을 이루게 되는 승무원들은 단체로 한인타운의 업소들을 이용해 왔고, 특정 식당이나 술집 등은 ‘항공사 승무원 단골집’이라는 점을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에 해당 승무원이 이용했다고 SNS상에 노출된 식당들은 LA한인타운에서 비교적 영업이 잘 되는 곳들이어서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19 감염 승무원이 거쳐간 곳’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영업에 타격을 받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한인회에서는 커뮤니티의 소문이 심상치 않다고 여겨 아예 LA카운티 보건국(Department of Public Health)에 확진판정된 승무원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식당과 호텔 등을 통보하고 ▲ LA카운티 보건국에서 해당사실을 알고 있거나, 대한항공에서 보건국에 보고는 했는지 ▲보건국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해당장소들에 대한 방역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해당지역 및 해당장소들에서 노출된 인원들과의 연락은 어떻게 할 것인지 ▲LA국제공항을 통해 방문하는 모든 LA방문객들에 대한 검역과정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LA카운티 마크 리들리 토마스, 쉴라 퀼 수퍼바이저에게도 관련 사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보건국 등의 답변이 오는대로 즉각 커뮤니티에 공지할 방침이라고 LA한인회측은 전했다.

LA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승무원이 LA에 머무르는 동안 먹고 자고 쇼핑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을 지, 또 그가 왕복 항공기내에서 근무하는 동안 같은 기내에 탑승했을 700여명의 승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하면 문제가 심각해 카운티 보건국에 공식적으로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코로나19 관련 감염 상황은 25일 현재까지 비교적 나은 편이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내 감염 확진자수는 53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 우한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서 전세기편으로 송환한 양성반응자는 39명, 해외여행을 통해 감염된 사람은 12명, 미국내 2차감염은 2명으로 구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LA한인사회에서 항공사 승무원에 의한 2차 감염 사례가 발생할 경우 미국사회에서 ‘코리안 포비아(한국인 공포증)’이 급속히 번질 우려가 적지 않다. LA지역의 70만 한인동포들이 LA를 다녀간 대한항공 승무원의 확진판정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는 까닭이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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