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부동산이 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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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로 미국의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면 약 1500만명에 달하는 모기지 대출자의 최소 30%가 페이먼트 납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결국 금융 위기로 이어졌던 것을 지적하며 지난 2주간 실업자가 1000만 명이나 발생한 현 상황이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펜실베니아 대학 워튼 스쿨의 수전 워처 교수 역시 “과거의 경기침체는 수년간 이어진 금융위기가 누적돼 발생된 것이었지만 이번 사태는 코로나 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단 몇 주 만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의 지적처럼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3월부터 급격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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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월까지만 해도 각종 관련 지수가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택 차압률이 역대 최저치까지 감소하는 등의 호황을 누렸지만 3월부터는 주택과 상업용 시장 모두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거래는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고 여기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실직과 사업 정지 등의 여파로 페이먼트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조사 결과 지난 3월말 기준 미국 부동산의 신규 매물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바이어들의 구매 의사도 급감했다. 구글이 집계한 미 전역의 부동산 관련 검색건수도 크게 줄었다. 이는 모두 향후 미국의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

현장 브로커들은 “이번 달부터 페이먼트를 내지 못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급격히 늘었다. 현재 미 각지에서 임차인들을 위한 페이먼트 유예 및 면제 등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임대인들도 임차인에게 월세를 받지 못하면 모기지 대출을 상환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미국의 주택과 상업용 건물의 임차인 수는 각각 4000만명과 30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페이먼트 납부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경제 전반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연방 정부와 각 주 정부들의 지원으로 일정기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를 위한 지불 유예 조치가 도입된다고 해도 이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언제 회복될 지 의문이다. 결국 모든 부담은 은행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만일 실업률 상승이 주택 압류 대란으로 이어질 경우 또 한번의 금융위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대책 자금 중 얼마 만큼이 부동산 시장에 돌아갈 지는 의문이다. 특히 지난 1년간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맴돌면서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고 중간가도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는데 페이먼트 대란에 이어 차압이 증가할 경우 이 위기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지적처럼 지난 1980년 초와 2008년 발생했던 금융위기는 모두 부동산 대출 시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편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최근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2주 안에 지원금이 납세자의 계좌에 입금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법 시행 후 2주 내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일주일 앞당긴 조치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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