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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기지업체들이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지급유예 및 연체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릿저널(WSJ)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모기지 업체들이 코로나 19에 따른 실업률 상승으로 모기지 페이먼트 상환을 유예하거나 연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연준에 긴급구제기금을 통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기지은행연합(MBA) 등 관계 기관들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해 실업률이 상승하며 약 200만명의 대출자들이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한 유예를 신청하거나 연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일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대출의 약 3.74%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주(2.73%)대비 1% 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일(0.25%)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무려 1396%에 달한다. 14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유예 신청을 분야별로 세분하면 페니매가 보증하는 VA대출이 5.89%로 전주 대비 1.58% 오르며 가장 높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페니매와 프레디맥 보증 대출도 전주 1.69%에서 2.44%로 급증했다. 일반 모기지 업체를 통한 대출의 유예 비율도 전주 3.45%에서 4.17%까지 상승했다. 은행을 통한 대출 역시 유예율이 2.24%에서 불과 1주만에 3.63%로 뛰어 올랐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연방의회가 주택 소유주들이 최대 1년간 연체 벌금 없이 지급 유예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업체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대다수의 모기지 업체들은 일반인의 생각과 달리 자기 자본이 아닌 투자자와 주택 소유주간 중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한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모기지 대출의 연체나 유예가 급증하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결국 이들 업체들도 주택소유주만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모기지 업체들이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 등이 보증하는 대출 대부분의 중개를 담당하며 미 전체 모기지 대출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리테일 등 기타 산업군과 같이 긴급 구제를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지난 금융위기의 경우 업체들도 무분별한 대출 승인이라는 책임이 있다지만 이번 사태는 그 원인이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의 기대와 달리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모기지 업체에 대한 지원에 부정적이다.
연방주택기업감독청(FHFA)의 마크 칼라브리아 디렉터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민간 모기지 회사들이 모기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책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래디맥으로부터 지원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