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내놓은 금융지주, 잇따라 신용 심판대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1분기 성적표 공개 직후 속속 신용시장의 ‘심판대’에 오른다. 실적발표 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예정돼 있어서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금융지주에 대한 평가결과가 주목된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7일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청약은 다음달 8일로 예정돼 있다. 발행 목적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과정에서도 일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적으로 영구채 성격을 띄지만, 통상 5·10년의 조기 중도상환옵션(콜옵션)이 적용된다. 이번에 KB금융이 발행 예정 규모 가운데 2700억원은 5년 콜옵션이 적용된다, 나머지 300억원은 10년 콜옵션이 붙었다. 증권신고서에 명시한 공모희망금리는 5년 콜옵션 채권은 2.70~3.70%, 콜옵션 10년짜리는 2.80~3.80%다. 최종 발행금리는 수요예측을 거쳐야 확정된다.

KB금융은 1년 전 이맘때에도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공모희망금리는 3.20~3.60%(5년 콜옵션물)와 3.30~3.70%(10년 콜옵션물)로 나뉘었다.

금리 범위는 더 넓어졌지만 금리 하단은 더 낮아졌다. 1분기 KB금융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던 만큼 무난하게 발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KB증권 등이 부진했고, 2분기에는 더욱 성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낙관하기도 어렵다.

발행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정해질 지가 관심이다. 자칫 매수주문이 당초 모집하려던 금액에 미달하는 상황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3일 후순위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시간 내에서 300억원이 미달됐다. 이후 추가 모집을 벌여 800억원어치 주문을 더 확보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조만간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초 이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은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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