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중소형 은행간의 합병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 은행의 외부 감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회계 법인의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가 끝나거나 혹은 적응기(장기 침체)에 접어드는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중소형 은행간의 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은행간 수익을 살펴보면 JP 모건체이스와 BOA 등 대형은행들은 천문학적인 순익 증가를 기록한 반면 중소형 은행들은 실적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중소형 은행간의 합병이 활발해 질 수 있으며 이미 일부 은행은 주요 관계자간 합병을 위한 아웃라인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형 은행간의 합병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이라는 평가다. 비슷한 자산 규모와 영업 지역을 가진 중소형 은행의 합병이 이뤄졌다고 가정해보자.
이 두 은행은 지점 통폐합과 구조조정에 따라 많은 지출을 아낄 수 있다. 최근 오프라인 지점의 효율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양 은행은 합병으로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고객 베이스를 넓히고 자산을 늘려 몸집도 키울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이자율이 제로 금리에 가깝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합병을 통해 늘린 고객 베이스를 통해 각종 이자와 부대 수입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뱅킹 강화와 날로 그 기반을 넓히고 있는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력 강화도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로 분류된다.
영업 지역이 겹치지 않는 은행간 합병 역시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예를 들어 영업지역이 겹치지 않지만 지리적 거리로는 멀지 않은 2개 주의 은행이 합병할 경우 이 역시 대규모 투자 없이 고객 베이스 및 수익을 늘릴 수 있다,한편 이런 합병 논의는 한인 은행권에서도 충분히 진행 가능한 시나리오다.실제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 까지 한인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모두 지속적 성장과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한인 상장은행의 간부는 “이미 포화 상태인 가주에서 서로 첨예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합병으로 효율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타주 진출을 위한 힘을 키우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몸집이 작은 은행부터 빠르게 경쟁력을 잃게 된다”며 “단 합병에 있어 한인은행은 타 커뮤니티 은행에 비해 감정적 판단이 이성보다 크게 작용한다. 주요 주주나 이사직을 통해 얻는 부대수익과 배당금 그리고 사회적 지위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이것이 실제 합병 논의 때 걸림돌이 된 사례가 있어 실제 비슷한 규모의 한인은행 간 합병이 일어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