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이잉원 2기 출범’ 대만에 최첨단 어뢰 판매

대만 군인들이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계양하고 있는 모습.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중국이 강요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천명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첨단 어뢰를 대량으로 대만에 판매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하고 나서며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의 긴장까지도 더 첨예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약 1억8000만달러(약 2211억원) 규모의 MK-48 어뢰 18기를 비롯한 관련 장비 등을 대만에 판매하도록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무부는 “국방안보협력기구는 오늘 의회에 이 같은 매각 가능성을 통보하는 데 필요한 인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무기 판매로 대만 군의 현대화 등 방어 능력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의 국가, 경제,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매 이유를 밝혔다.

국무부의 발표는 차이 총통의 집권 2기 출범일과 같은 날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공식 성명을 통해 차이 총통의 집권 2기 시작을 축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이끄는 차이 총통의 용기와 비전은 세계에 영감을 준다”며 “차이 총통 집권하 대만과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번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 총통의 취임을 축하하는 성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국도 가만히 두고만 보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과의 어떤 형식의 관방 교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훼손이자 내정 간섭”이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중국 국방부 역시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 장관을 거론하며 “중·미 양국, 양국 군(軍)의 관계 발전, 대만 해협의 안정에 엄중한 위협이 된다”며 “극단적인 잘못이자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또 “어떤 국가든 대만과 어떤 형태의 관방 교류, 군사 교류를 하는 것을 강렬히 반대한다”며 “인민해방군(중국군)은 어떤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대만 독립 기도도 분쇄할 의지와 자신이 있다”고 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앞줄 좌측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타이페이 총통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AP]

중국 인민해방군은 연초부터 대만 주변에서 함정과 항공기를 대거 동원한 군사 훈련 빈도를 높였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무력시위를 통해 차이 총통에게 대만 독립 선언과 같이 중국이 그은 한계를 넘지 못하게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무력시위에는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H-6 장거리 폭격기, J-11 전투기, 쿵징(空警)-500 조기경보기 등이 대거 동원됐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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