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동·中 출장·대규모 투자…이재용 ‘뉴 삼성’ 향한 행보 가속도

대국민 사과(6일)-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회동(13일)-중국 시안출장(17~19일)-평택 EUV라인 대규모 투자 발표(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5월 행보다. 이달 들어서만 일주일 간격으로 굵직한 일정을 소화하며 ‘뉴(New) 삼성’을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영승계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밝힌 이후 13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만나 미래차 배터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재계 1, 2위 기업 총수의 만남으로 배터리 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사업에서의 두 기업간 전방위 동맹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사흘 만인 17일에는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반도체 사업장 점검을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19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48시간 만에 또다시 평택 파운드리용 EUV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숨가쁜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그가 발표한 ‘뉴삼성’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새로운 삼성을 예고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중국 출장에서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투자는 앞으로 삼성이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일종의 청사진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산업은 국경을 초월해 추진되는 것이 마땅하나 핵심 산업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를 수 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자국 산업 보호 경향이 강해지는 흐름에 비춰 보면 삼성이 국내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뉴삼성’이 그의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실천적인 비전이라고 분석했다.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새로움은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 또 예상하지 못했던 점에서 발생한다”면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일종의 보여주기식 장식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있었지만 권고를 받아들이고 사과를 했듯,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해야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뉴삼성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앞으로 더욱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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