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에서 페어팩스를 거쳐 산타모니카로…. 로스앤젤레스(LA) 시 일대에서 금요일인 5월 29일부터 일요일인 5월 31일까지 3일 동안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눌러 사망하게 만든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장소들이다. LA시청과 경찰국 본부가 있는 다운타운에서 한인타운을 건너 뛰어 베벌리힐스에 조금 못미친 페어팩스 지역, 그리고 산타모니카 해변까지 이르는 동안 소요사태에 편승한 ‘털이꾼’들이 동행, 약탈행위를 일삼았다.
31일 산타모니카 플레이스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루이뷔통 매장과 신발전문매장 밴스(VANS) 등에는 50여명의 털이꾼들이 난입해 마구잡이로 물건을 집어 달아났다. 인근에서 500여명이 평화롭게 시위행진을 하는 동안에 벌어진 일이다. 산타모니카 시는 이때문에 당초 저녁 8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통행금지령을 4시간 앞당겨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 30분까지로 확대했다.
전날인 30일 페어팩스의 유명 쇼핑몰 그로브에서도 애플 매장과 노드스트롬 백화점 등은 한편에서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는 동안 ‘털이꾼’들이 입구를 깨뜨리고 난입해 매장내 물건들을 가져갔다.
LA한인타운은 다음 시위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어 한인사회와 업주들이 긴장 속에 관할 경찰국인 올림픽경찰서, 램파트 경찰서 등과 긴밀하게 연락체계를 갖추는 분위기다.
한인타운 중심가인 윌셔길과 옥스포드에 위치한 대형 약국편의점 CVS와 코리아타운 플라자 쇼핑몰 등 웨스턴가에 있는 상가는 유리로 된 외벽을 두꺼운 합판으로 덧대는 작업을 하는 등 나름대로 만약의 약탈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LA한인회에서는 에릭 가세티 LA시장 등 지역 정치인들과 시시각각 상황을 파악하며, 24시간 대응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알렸다.한인회는 1일 한인 주요단체장들과 화상 컨퍼런스를 갖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LA한인타운에서는 대여섯 군데의 소매점 유리창문이 파손되고 물건이 없어지는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한인타운 웨스턴과 윌셔대로 코너의 주상복합 솔레어 1층의 버라이즌 이동통신 매장의 유리창이 파손됐고, 한블럭 거리의 6가&웨스턴 코너 상가의 T모빌 매장과 담배가게의 유리창도 깨졌다. 8가&옥스포드 코너 옥스포드플라자 상가 2층의 버라이즌 매장, 웨스턴&제임스우드 코너의 대형 쇼핑몰 코리아타운 플라자 입구도 유리창이 깨졌다. 옥스포드 플라자 쇼핑몰의 경비원에 따르면 흑인청년 20여명이 몰려와 곧바로 경찰에 신고, 순찰차 4대 가량이 10여분만에 출동한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LA총영사관도 관할지역 한인사회를 비롯, LA경찰국 등 로컬 사법당국과 연락망을 정비하고 대책반을 구성했다.
박경재 총영사는 이날 담화문을 발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다. 1992년 4.29 폭동과도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라며 “총영사관은 신속히 대책반을 구성하고, 비상연락망을 정비하는 한편, LAPD 등 미국법집행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LA한인회를 비롯한 각 지역 한인회 및 한인단체 등과 공조하여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LA총영사관은 시위 현장 위치 및 통행 금지 정보 등은 당직전화(213-700-1147)로 문의하거나, 총영사관 홈페이지(http://overseas.mofa.go.kr/us-losangeles-ko/index.do) 및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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