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약 5만9000대의 판매하며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이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미국 출시 후 처음으로 7000대 이상 팔렸다. [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과 판매 부진에도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약 6만여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전년 대비 판매량 감소폭을 크게 줄였다.
투싼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국시장에서 1만대 이상 필렸다. 싼타페는 1만대, 팰리세이드는 8000대 가까이 판매됐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5만8969대를 판매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로는 13.8% 줄어든 수치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본격 확산하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4월(-39%)에 비해 감소 폭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판매 실적은 지난달 미국 시장 전체 평균 판매량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포드나 GM 등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월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내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ALG) 등은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 이상 축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별 판매량을 공개한 혼다(어큐라 포함)나 토요타(렉서스 포함), 스바루의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16~26%가량 감소해 판매량 감소 폭이 현대차에 비해 컸다.
랜디 파커 HMA 판매담당 부사장은 “현대차가 예상 외의 판매 실적을 올린 것은 새로운 온라인 판매 방법을 도입하고 적절한 고객 프로모션을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부진이 심각해진 4월부터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를 선보이고 온라인 판매에 심혈을 기울였다. 고객들이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감염 우려 없이 차를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를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특별 금융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대차는 딜러에게 상대적으로 판매 인센티브를 적게 지급하고도 판매량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달 딜러들이 차량 한대를 판매할때 마다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전년 대비 4.9% 인상해 미국 내 주요 완성차 업체중 가장 적은 인상폭을 기록했다.
4월 대비 대부분 모델이 판매량이 늘었지만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SUV 판매량은 4만1163대로 전년 대비 12.3% 가량 늘었다. 제네시스를 제외한 현대차 미국 판매량 중 비중도 전년 55.4%에서 71.4%로 늘었다.
모델별로 보면 준중형 SUV 투싼이 1만5552대가 판매돼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섰다. 중형 SUV 싼타페는 9549대가 판매돼 1만대에 육박했다. 미국 내 인기 차종인 팰리세이드 역시 7866대가 판매됐다. 랜디 파커 부사장은 “지난해 6월 미국 시장 출시 이후 처음으로 7000대를 돌파하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랜디 파커 부사장은 “앨라배마 생산공장이 5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재개해 공급이 원활해진 만큼 하반기에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아자동차 미국법인(KMA)은 지난달 4만5817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판매 감소폭은 23.7%로 4월(-38.3%)보다 개선됐지만 현대차에 비해서는 저조했다. 다만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7576대 팔리며 5월 판매량으로는 출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빌 페퍼 KMA 영업 담당 부사장은 “하반기 여러 신차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향후 판매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