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한인은행들의 근본적 운영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셧다운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모바일 뱅킹 앱의 사용 비율이 이전 대비 적게는 25%, 많게는 2.5배까지 증가했다.
한인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코로나 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인터넷 뱅킹을 택한 고객(로그인 횟수 기준)의 수가 2.5배 이상 증가했다.
한미은행도 올해 들어 모바일 앱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미은행의 모바일 뱅킹은 1월과 2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후 3월~5월에는 사용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다. 6월의 경우 사용량이 5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뱅크 역시 모바일 앱 사용 빈도가 올해 2월을 기준 점으로 4월은 20%, 5월은 22%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발표 결과 역시 모바일 뱅킹 앱의 폭발적 사용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FBI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한 금융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JP 모건 체이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그리고 시티 등 대형 은행 모두 모바일 앱을 이용한 금융 거래의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뱅킹 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로 고객들의 생활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재택 근무가 일상화 됐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지점을 직접 찾는 ‘대면 금융’이 온라인 뱅킹이나 모바일 앱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디지털 금융)’으로 바뀐 것이다.
한인 상장은행 관계자는 “한인 은행의 일부 지점이 코로나 19로 인해 폐점하거나 영업 시간을 조정하면서 지점 방문을 선호하던 중 장년층 고객들도 모바일 뱅킹 앱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이전에 비해 사용이 편리해졌고 앱을 통해 입금과 송금, 계좌 이체, 결제 등 대다수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사용에 익숙해 지면 대면 금융거래 자체를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 지점 내 출입 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 및 손 소독 의무화, 직원과 고객간 거리 유지 조치 역시 지점 방문이 줄어든 이유가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앱 사용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보안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카드를 통한 감염 우려로 결제 방식도 변하고 있다. 카드 사용이 가장 빈번한 마트와 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 비해 디지털 결제 빈도가 최소 50% 이상 증가했다.
한 식당 운영자는 “신용카드를 통한 코로나 19 전파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젊은 층 위주로 디지털 결제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바일 앱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한 사기 수법도 급증하는 추세다.
FBI의 지난 2018년 모바일 앱 스토어에서 발견된 사기 앱의 수는 무려 6만 5000개에 달했는데 2019년에는 이 건수가 최소 10만 건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온라인 사기 방지 기관인 펀딩실드의 집계 결과 역시 온라인 뱅킹을 노리는 사기 건수가 급증한 것을 나타내고 있다.
펀딩실드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따른 자가 격리 및 사회적 거리가 본격화 된 지난 3월 이후 접수된 피싱, 정보 도용, 그리고 무허가 결제 시도의 비율은 이전 대비 62%나 증가했다.
IT 보안 전문가들은 “재택근무 증가로 온라인 금융 거래가 급증하면서 사기 수법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높아졌다”며 “온라인 보안을 강화하고 특히 모기지나 렌트비 납부 등 거액이 오가는 거래의 경우 2~3차례에 거친 신분 인증 등을 통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그리고 온라인 등에 정보를 남기지 않고 거래를 마치면 로그아웃을 해야 한다.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