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매체 ‘LA비즈니스저널’이 최근 전한 1분기 LA 지역 은행 수익 및 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퍼시픽시티뱅크(PCB), Cbb,오픈뱅크 등 5개 한인은행의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무엇보다 한미은행, PCB, Cbb,오픈뱅크 등 4개 은행의 부실대출은 늘어났다.
◇수익성 모조리 악화: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 대비 순이익률(ROA)의 경우 한인은행 5곳 모두 전년동기 대비 하락했다.
뱅크오브호프가 1.2에서 0.7로 0.5%포인트 내린 것을 비롯, 한미가 1.2에서 0.3으로 크게 나빠졌다. PCB와 Cbb는 각각 1.6에서 0.8, 1.3에서 0.6으로 반토막 났다.
오픈뱅크도 1.8에서 1.3으로 하락했지만 한인은행 중 유일하게 1%선을 지켜냈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은 기본 수익 감소에 미래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기대신용손실(Current Expected Credit Loss·이하 CECL)을 반영한 탓에 손실폭이 더욱 커졌다. 자기자본 이익율 (ROE)도 뱅크오브호프가 8.4에서 5.1로, 한미가 10.2에서 2.7로, PCB가 12.6에서 6.7로 폭삭 내려 앉았고 오픈은 14.6에서 11.0으로 Cbb는 11.2에서 4.8로 크게 감소했다.
◇부실 자산·대출 급증: 총대출에서 부실대출의 비율을 산출하는 부실대출률은 0.3% 감소한 뱅크오브호프를 제외하면 모두 증가했다. 한미은행이 0.9에서 1.1로, PCB가 0.1에서 0.3으로, 오픈이 0%선에서 0.1로, Cbb가 0.2에서 0.8로 치솟았다. 한인은행들이 관리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실자산 비율은 뱅크오브호프와 오픈은 감소한 반면 한미, PCB 그리고 Cbb는 증가했다.
뱅크오브호프의 올해 1분기 부실자산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에서 5.4로 내려갔고 오픈도 부실자산 비율을 1.8에서 0.9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와 달리 한미는 6.1에서 8.0, PCB는 0.8에서 2.0 그리고 Cbb는 1.1에서 5.4로 부실 자산의 비율이 증가했다.
한인은행의 부실자산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업용부동산(CRE)과 미중소기업청(SBA)의 수익 감소에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에서는 부실자산 7%를 위험신호, 10% 이상은 부실로 판단한다. 따라서 6%를 넘기는 시점부터는 엄격한 관리를 시작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부실자산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이 디폴트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 상장은행의 한 관계자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출이 중단된 상황에서 부실자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예금의 경우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불황에 대한 걱정 탓인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대출의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다. 특히 한인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이 몰려 있어 더욱 위험한데 이를 산업 및 소비자 대출 등으로 최대한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 관계자의 지적대로 이들 5개 한인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집중도는 업계의 이상적 기준점이라는 70%대 초반을 크게 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 지나쳐: 한인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율을 보면 뱅크오브호프가 전체 대출의 75%를 차지했고 한미가 79%, PCB가 83%, 오픈과 Cbb가 각각 89%와 86%로 집계돼 타 은행(LA 카운티 기준)의 평균점인 72%를 적게는 7%, 크게는 17% 상회했다.
한인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타 인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한인고객들의 부동산 선호 현상이 주요 원인이다.
한인들의 자산 보유 선호도를 보면 부동산, 현금, 예금 그리고 주식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세분할 경우 현금과 예금의 비율이 전체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인은행들이 상업용 대출시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요구하는 것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 부족으로 디폴트 가능성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산업/기업 대출(C&I) 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인은행 중에서는 한미은행이 지난 수년간의 노력 끝에 대출 규모를 전체 21%까지 끌어올리며 대출 분산화에 성공하고 있고 뱅크오브호프도 20%의 대출로 성과를 냈다.
PCB와 Cbb 그리고 오픈은 각각 16%와 13% 그리고 11%에 머물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영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대출은 한인은행들의 아킬레스 건이다.한인은행 중 소비자 대출 규모가 전체 2%에 미치는 은행은 단 한곳도 없다.
그나마 PCB가 유일하게 1%벽(1.6%)을 넘겼을 뿐 뱅크오브호프(0.3%), 한미(0.1%), Cbb(0.5%), 오픈(0.3%)에 머물러 은행 수익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소비자 대출의 경우 체킹, 예금 등과 연계돼 있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자 수익도 쏠쏠한 분야인데 한인은행의 경우 이 부분에서 미 대형은행과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객들의 소비자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크레딧 회사 등과의 차이가 워낙 커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