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금지 기간 만료 다가오지만….세입자 어쩌나

세입자 강제퇴거 어쩌나
노스웨스트 워싱턴 지역의 한 아파트 외벽에 ‘일자리 없으면 집세도 없다(No Job,No Rent)’라는 배너가 나붙어 있다.<AP=헤럴드경제>

연방 및 각 지역 행정부의 명령에 따라 미뤄지던 세입자 강제 퇴거가 오는 9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비영리단체인 ‘아스펜 연구소’는 최근 연방 정부와 각 지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셧다운에 따라 취했던 세입자 강제 퇴거금지 명령의 시한 만료가 다가 오고 있다며 오는 9월이면 1억 1000만에 달하는 세입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2300여 만명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에서 지난 5월말 주정부가 내렸던 강제 퇴거 금지 명령의 효력이 만료된 위스콘신주의 경우 6월 첫 주 기준 퇴거 세입자의 수가 전년동기 대비 42%나 폭증했다. 특히 퇴거 가구 중 2/3 가 흑인가구로 나타나 인종간 갈등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퇴거 금지 명령이 끝난 펜실베니아 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연방정부가 내린 퇴거 금지 명령의 효력도 특별한 추가 대책이 없다면 오는 25일로 마감된다.

당초 6월이던 강제 퇴거 금지 명령 시한을 9월말로 연기한 가주 주정부와 6월 이후 1개월간 법안 효력을 연장하고 있는 LA 카운티 역시 9월말이 한계점으로 알려진다. LA나 어바인 등 세입자 렌트비 후원 프로그램을 자체 런칭한 도시들도 자원이 한정적이어서 지원금을 한달 이상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지급하고 있는 실업수당도 7월이 사실상 마지막이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8월부터 렌트비 미납에 따른 퇴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아파트(렌트 주택 포함)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렌트비는 내리지 않고 있어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도 어렵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추가 대책만이 강제 퇴거 대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스펜 연구소는 6월 조사 결과 히스패닉과 흑인 세입자의 각각 44%와 41%가 다음달 렌트비를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며 유색 인종이 퇴거 위협에 더욱 취약하다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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