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실직자들이 늘면서 주택임대로 지불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이들이 급증했다. 구제프로그램이 있지만 그 자체를 모르는 대출자들도 상당하다. 압류, 퇴거 위기에 처한 대출자만 100만명이 넘는다. 올 2분기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000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기지데이터회사 블랙나이트(Black Knight Inc) 집계 결과 106만명의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30일 이상 연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연방정부의 담보대출이나 상환 납부유예 자격을 갖춘 수는 68만명이다.
연방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주택소유자가 1년간 불이익 없이 월납을 유예할 수 있도록 상환유예 프로그램(Forbearance Plan)을 시행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일부 대부업체 및 서비스업체 또한 대출자들의 이런 상황을 돕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주택자원센터(National Housing Resource Center)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6%가 상환금 납부유예 프로그램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9.9%는 유예 프로그램 기간이 끝날 때 거액의 일시불 지불을 해야 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도 올해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은 활황세를 보였다. 올 1분기만해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주택매매가 급감했지만, 저금리로 차환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출 규모가 폭증했다. 지난 4~6월 사이 주택대출규모는 1조1000억달러로 2000년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고, 대출 상황 여력이 한계에 봉착한 이들이 늘어난다면 부실채권 증가와 연쇄 경매 등으로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미칠 수 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