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오피스 부동산 시장이 타 지역에 비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 지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직장 복귀비율 때문이다.
월가 은행 등의 사무실 복귀 비율이 늘고 있지만 로펌과 언론사, 출판사, 그리고 IT 기업 근로자들은 여전히 사무실로 복귀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그룹의 집계에 따르면 9월 현재 맨해튼 지역 사무직 근로자의 복귀율은 10%에 그치고 있다.
이는 뉴욕시가 비필수 근로자의 직장 복귀를 허가했던 지난 7월 대비 약 2% 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으로 댈라스(40%)와 LA(32%)는 물론 미 전국 평균인 25%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욕의 사무실 복귀율이 낮은 이유로 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가 차량 출퇴근 비율에서 찾고 있다.
맨해튼의 경우 주차 공간이 크게 부족해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대중교통은 비용이 저렴하고 주차문제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지만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어려워 코로나 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와 달리 댈라스나 LA 등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출퇴근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공립학교의 개강으로 자녀를 집에 두고 출근하기를 꺼리는 부모가 많은 것도 복귀율이 낮은 이유로 꼽혔다.
직장 복귀율이 떨어지는 것은 다양한 문제로 이어진다. 수많은 사무실의 공실이 늘면서 직장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점과 식당이 줄 폐업하고 있고 범죄율은 높아지고 있다.
뉴욕시 교통 당국도 대중교통 이용률이 줄면서 내년 말까지 12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돼 서비스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뉴욕시의 소비세(2021년 회계년도 기준) 등 세수도 90억 달러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고용주들이 사무실 복귀를 종용하는 것 자체가 소송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 복귀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다. 건물주와 경영진들이 백신 혹은 치료제 개발을 학수고대하는 이유다.
기업들은 무료식사나 교통권 그리고 주차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유도할 방침이다.
시티그룹은 40일 간 육아도우미 비용을 제공하고 있으며 허스트도 무료 주차와 육아 보조금을 인센티브에 더했다. 월 수백 달러에 달하는 주차권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