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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택에 이어 신규주택 판매수도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상무부가 인구 조사국 센서스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건수가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4.8%와 43.2% 증가한 101만 1000채(연중 조정치 적용)를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 등 전문가 예상치 89만5000건(1% 감소)를 크게 상회한 수치일 뿐 아니라 지난 200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채를 넘어선 것이다. 7월 판매치 역시 기존 90만 1000채에서 96만 5000채로 수정 발표됐다.
앞서 발표된 기존주택판매 건수가 2006년 12월 이후 최대치(600만채)를 나타낸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주택 시장은 지난 부동산 버블 이후 최고의 활황을 누리고 있다.
지역 별로는 남부가 63만 6000채로 13.4%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북동부가 5% 늘어난 4만2000채를 나타냈다. 반면 중서부(9만9000채)와 서부는 각각 21.4%와 1.7%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거래 건수가 늘었지만 주택 중간가는 전월 32만7800달러에서 31만2800달러로 소폭 감소했고 재고물량도 3.3개월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개월 대비 2.2개월 단축됐다.
기존 및 신규 주택 거래 건수가 급증하자 관련 분야의 투자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주택대출 전문회사인 유나이티드 홀세일모기지(UWM)가 주택대출 브로커(일반 모기지 업체)에게 자금을 융통하는 고어스 홀딩스를 2021년도 예상순이익(17억달러)의 9.5배에 달하는 161억달러에 인수해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예상순이익의 9.5배를 지불한 것은 그만큼 주택시장 낙관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의 집계에서도 올들어 지난 8월 말까지 발행된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RMBS)은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하는 2조2000억달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9월 주택시장지수도 83으로 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톨브라더스, 레나 등 대형 주택건설사의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미 전역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KB홈 주가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지난 3월의 저점에서 4배나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최근 수치들은 주택 시장이 코로나 19 여파에서 회복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택 근무 활성화와 모기지 금리 하락에 따라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 대폭 유입된 것 그리고 재고물량 부족에 따른 경쟁 등이 겹쳐 주택 시장을 달구고 있다”며 “지난 부동산 경기 침체 때와 같이 주택 시장이 과열됐다는 징후가 없다. 금융기관들도 지난 교훈을 바탕으로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어 불안 요소도 적은 편이다. 거래와 가격 모두 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호황에 대한 경계심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어로직 등은 “집값이 급격히 오른 지역에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연체 비율까지 늘면 결국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게 될 수 있다. 특히 수입감소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은 피해가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단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공급 과잉과 부실 대출이 성행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 또한 페이먼트 유예 등 대비책을 빠르게 도입해 과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가격은 서서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