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총영사관 건물[사진=조이시애틀]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나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등의 엽기적 발언을 공관 직원들에게 반복한 미국 시애틀 총영사관의 한 영사에 대해 외교부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 처분에 그쳤다. 이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실 논란이 이어졌지만, 외교부는 “적절한 조치를 내렸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A 영사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징계는) 정밀 조사 결과에 따라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한 제보가 있어 담당 부서에서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돼있다”며 “A 영사는 현재 해당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주재 A 영사는 공관 소속 행정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부적절한 언사 등 16건의 비위행위로 지난해 11월 외교부 감사관실의 감찰을 받았다.
당시 A 영사는 “꼭 인육을 먹어보려 한다”는 발언 외에도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나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사문서 위조, 예산 유용 등의 정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를 받은 외교부는 현지 감사 끝에 지난 1월 외교부 내 메일 시스템으로 실명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3건의 부적절한 발언만 인정해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고 이 의원 측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외교부 내 복무 기강 해이는 물론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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