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중국의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하면 미국이 보호해줄 수 있겠느냐”며 미국 주도의 반(反)중국 연대 참여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문 특보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의 동아시아재단과 미국의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이 미국의 반중 군사훈련에 동참할 경우,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 중국은 전략적인 경제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우리의 우선 순위가 미국에 가 있지만, 그렇게 하면서 일부 걱정이 있다. 미국이 우리에게 일종의 반중 군사동맹에 가입하라고 강요한다면 나는 이것이 한국에 실존적 딜레마가 될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할 경우, 중국이 한국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이 한국에 대항해 둥펑 미사일을 겨냥하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은 물론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어떻게 (중국에) 대응할 수 있겠나. 미국이 우리를 보호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인해 중소기업 등 한국의 기업이 희생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이런 종류의 선택을 수용할 수 있겠나. 나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문 특보가 "요즘 우리는 신냉전의 도래를 직면하고 있다"며 미중 갈등 격화 상황을 우려했지만, 사실상 미국 주도의 반중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참여 등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문 특보는 중국보다는 미국을 겨냥해 "미국 친구들에게 신냉전이 불가피한 것인지, 피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한편, 문 특보는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체결 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가 너무 높다며 “타결되더라도 한국 국회에서 예산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고 미국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