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김정은이 트럼프 승리 바라는 건 원하는 걸 줬기 때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이 자신의 재선을 바란다고 언급한 데 대해 원하는 것을 모두 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A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에 나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가진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저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그들에게 지난 4년간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줬기 때문임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당신이 이기길 원한다”며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의 가장 큰 적 중 일부가 당신이 대통령직에 있을 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랑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이것이 뭘 얘기하는지를 생각해보라”면서 “왜 이것을 자랑하느냐. 말이 안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를 ‘졸린 조’(sleepy Joe)라고 조롱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0명이 넘는 지도자들이 ‘졸린 조’와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지도자 중 한명은 자신에게 “우리는 항상 잠자는 누군가를 상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이기길 바란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은 독재자들을 애지중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박살난 우리의 입지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은 우리의 진정한 힘은 전 세계가 따르고 싶어하는 모범을 설정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대북정책에 있어서 초반에는 북한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 무력도발이 반복되자 전략적 인내를 내세워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대화를 단절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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