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검찰 탓하더니, 옵티머스 피해도”…‘총장 감찰’에 검사들 반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옵티머스 사건 부실 처리를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감찰을 지시하자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통상적인 사건처리를 놓고 현재의 관점에서 부실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과 함께 장관의 감찰권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김유철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현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이 올린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수사의뢰 사건’ 해명글에 검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대검 형사2과장을 지낸 공봉숙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언젠가는 코로나 확산이 검찰 탓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옵티머스 피해가 검찰 탓이라고 한다. 조사과, 형사부에서 일을 해 본 검찰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사건 처리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을 역임했던 성상욱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장도 “수사의뢰 경위가 석연치 않은 청탁성 수사의뢰 사건으로 보인다”며 “통상적인 사건 처리 경위와 내용까지 해명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댓글을 달았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는 “기관 수사의뢰 중 ‘면피성’ 의뢰가 상당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경영진의 재산분쟁이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짐작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영장을 청구한다면 수사권 남용이라는 질타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범죄합수단이 폐지될 당시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이었던 이영림 대전고검 검사는 “검찰은 사건화가 된 이후 불법성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불법이 있다면 법원에 판단을 구한다. 사전예방과 감독은 행정 감독기관의 역할이다. 옵티머스 문제가 불거지자 결과적으로 검찰이 모든 걸 예방했어야 하고 수사팀이 다 잘못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검 감찰2과장으로 근무했던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이 “감찰 전성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부장검사는 “감찰권 남용 방지 등을 위해 감찰위원회를 조직해 중요 감찰사건의 감찰 개시 등을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만약 현 대검 감찰부가 이 규정을 지키고 있지 않다면 심각한 문제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전날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2년 전 수사의뢰를 받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며 관련자 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당시 수사를 맡았던 김 청장은 “적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조사한 뒤 무혐의 처분을 내려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부실수사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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