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시인이 김정규 선생에게 선물했던 병풍.[대구시 제공] |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이상화 시인과 함께 대구를 중심으로 교류하던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품은 병풍 한 점이 대구시에 기증된다.
이번에 기증되는 ‘금강산 구곡담 시’를 담은 10폭 병풍은 이상화 시인이 죽농 서동균 선생에게 부탁해 민족지사 포해 김정규 선생에게 선물했던 것이다.
근대 대구 서화계의 대가인 죽농 서동균이 행초서로 쓴 서예 작품이다.
병풍의 마지막 폭에는 1932년 죽농 서동균이 글씨를 쓰고 시인 이상화가 포해 김정규에게 선물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병풍 공개 행사는 오는 3일 대구미술관에서 열린다.
병풍을 대구시에 기증한 김종해씨는 이상화 시인으로부터 이 작품을 선물 받아 소장했던 포해 김정규 선생의 셋째 아들이다.
병풍 제작 당시 서동균 선생과 이상화 시인, 김정규 선생은 각각 두 살씩이 차이 나는 또래들이었지만 이들이 친밀한 관계였다는 사실은 이번 병풍을 통해 처음 드러났다.
김종해 씨는 “선친이 이상화 시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병풍이라고 지극히 아끼셨다”며 “이 병풍을 이상화 시인의 고향인 대구에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직접 대구시로 연락했다”고 밝혔다.
서화연구자 이인숙 박사는 “이 병풍은 이상화와 관련된 스토리로 근대의 문화 지형을 충실하게 확장하고 근대기 대구에서 활동한 인물들의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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