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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닷컴이 ‘도심 내 저소득층 주택(Affordable housing)’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20억달러(약 2조1730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고용 인력이 많은 3개 도시에 소득 중·하위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해당 지역 집값 상승 촉발시켰다는 비판을 상쇄하려는 움직임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시애틀 본사와 북부 버지니아, 테네시주 내슈빌에 이같은 주택 최소 2만 가구를 보존하고, 새로 짓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이런 집을 짓는 데 거액을 내놓기로 한 바 있다. 높은 연봉을 받은 인력의 유입으로 특히 서부 해안지역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오른 영향이었다.
아마존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시애틀 안에 있는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을 미국 내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2016년 노숙자 수가 급증하자, 아마존은 집 없는 여성과 가족을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위기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아마존이 이날 밝힌 주택펀드는 보조금 뿐만 아니라 시장 수준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 등을 지원하게 된다. 아마존 관계자는 “투자의 대부분은 중저소득 가정을 위한 부담가능한 주택을 보존하거나 건설하는 데 저비용 대출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총액의 3분의 2는 버지니아주 앨링턴에 건설 중인 아마존 제2본사 인근에 1300가구의 주택을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시애틀 외곽에 1000가구의 아파트를 보수하고, 새 물류센터가 들어설 테네시주 내슈빌에도 2025년까지 2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아마존의 투자가 주택시장이 뒤죽박죽인 상황에서 나왔다고 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늘어 미국 내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급등했다. 그러나 월세는 값비싼 도심 아파트를 사람들이 외면하면서 하락세다. 시애틀에선 2017년 초 이후 월세가 2.3% 하락했고 워싱턴DC는 3.7%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아파트 평균 월세 수준은 이들 지역에서 저소득층이 내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애틀의 방 2개짜리 아파트는 한 달에 1521달러(약 165만원)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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