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은행 인수합병사…금융위기 이후 통폐합 활발, 외형성장 경쟁

윌셔은행 1984년 흑인계 웨스트 올림피아 인수로 첫 테이프
100% 한인동포자본 은행간 M&A는 한미의 글로벌 세이빙스 인수가 최초

남가주 12개 한인은행 금융위기 이후 6개로 통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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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한인 동포 자본에 의한 최초의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이 업무를 시작한 게 1982년 12월. 그로부터 39년 동안 한인은행업은 동포사회 경제규모가 성장하는 것과 함께 괄목상대할만하게 발전해왔다. 이민 1세대들이 비즈니스가 성공한 데 따라 자본을 조성, 앞다퉈 은행을 설립한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한미은행과 윌셔은행, 나라은행의 동포은행 트리오와 가주외환은행(PUB),가주 조흥은행 등 한국계 은행 두곳 등 5개 은행이 경쟁하면서도 인수합병은 관심사가 못됐다.

한인은행권에서는 1994년 가주조흥은행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부실대출의 증가로 인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던 가주서울신탁은행을 인수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동포자본으로 마련된 한인은행간의 첫 인수합병은 지난 1998년 9월 한미은행이 당시 글로벌세이빙스은행으로 불리던 퍼스트글로벌뱅크(First Global Bank)를 인수한 것이다. 한미는 1992년부터 글로벌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LA폭동에 이은 불경기 등 외부요인으로 주춤했다가 1998년이 되어서야 최종적으로 성사됐다.

이보다 훨씬 앞선 1984년 윌셔스테이트뱅크는 한인 일부가 투자했던 흑인계 웨스트 올림피아은행(뱅크오브 파이낸스의 후신)을 인수했다. 윌셔스테이트 뱅크는 한인과 유태인 자본이 혼합돼 100%한인자본에 의한 한인동포은행간 합병은 한미은행과 글로벌세이빙스의 사례가 처음이라는 게 한인은행가의 의견이다.

한인은행업계가 활발하게 인수합병에 나서게 된 계기는 1998년에 터진 한국의 외환위기였다.크고 작은 한국내 은행들이 외국자본에 매각되고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진출해 있던 한국계 은행들이 동포 은행들의 1차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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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은행은 1998년 10월 한국 외환은행의 플러싱 지점과 한국 제일은행의 뉴욕지점을 인수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삼았다.2003년에는 아시아나 은행이 나라은행에 매각됐다. 당시 홍승훈 아시아나 은행장이 나라은행장이 됐으며 북가주 실리콘밸리의 벤처사업가 이종문 아시아나은행 이사장이 나라뱅콥의 회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인수가격은 800만달러로 나라는 60만주를 추가 발행, 주식교환 방식으로 매입했다.

한인은행간의 가장 큰 합병은 한미은행이 2004년 가주외환은행(CKB)으로 잘 알려진 퍼시픽유니온은행(PUB)을 인수한 것이다. 한미는 자산규모 10억달러가 넘는 PUB를 갖게 됨에 따라 자산 30억달러 규모로 커져 화제가 됐다. 당시 한미는 중국계 이스트웨스트뱅크와 비슷한 규모여서 관심을 끌었고 대출규모도 7억달러에 달했다.

이후 한인은행의 인수합병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신규은행들만 속속 생겼다. 유니티뱅크(2001년·현 UBB뱅크), 미래은행(2002년),태평양은행(현 퍼시픽시티뱅크·2003년), 퍼스트 스탠다드 뱅크(2005년·현 오픈뱅크), 커먼웰스 비즈니스 뱅크(2005년·현 CBB뱅크), US메트로뱅크(2006년) 등이 2000년대들어 설립된 한인은행들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가 터졌다. 은행파산이 이어졌고 한인은행들 중에서는 2009년 6월 미래은행이 폐쇄조치돼 이를 윌셔은행이 인수했다. 이어 2010년 4월 한인은행으로는 두번째로 파산한 아이비은행을 중앙은행이 인수했다.

금융위기의 파장 속에서 어긋난 미래은행과 아이비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한인은행의 이사진은 외형성장에 집중하게 됐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Too Big To Fail)’라는 ‘규모의 경제’가 생존을 넘어 경쟁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1년말 중앙은행과 나라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BBCN은 시애틀 PI뱅크와 시카고 포스터 뱅크를 잇따라 인수하며 한미은행과 자본금경쟁에서 간격을 벌려나갔다. 이에 질세라 한미은행이 2014년 8월 텍사스 기반의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UCB)를 인수했다.그러자 2년여만인 2016년 7월 BBCN은 윌셔은행과 합병, 미주한인 최대규모의 자본금을 확보한 리저널뱅크를 표방하며 뱅크오브호프로 이름을 바꿔 뜀박질하게 된다.

남가주 오렌지카운티를 본거지로 삼고 있던 유니티뱅크가 2018년 말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UBB)에 매각된 것은 한인자본 은행이 타인종 은행에 흡수된 첫 사례로 꼽힌다.이번 CBB뱅크의 하와이 오하나은행 인수는 한인은행간에 5년여만에 이뤄진 인수합병이다. 최한승 기자

◇남가주 한인은행 인수합병사

  • 1984년 2월  윌셔스테이트뱅크, 웨스트 올림피아뱅크 인수
  • 1994년 5월  가주조흥은행, 가주서울신탁은행 인수
  • 1998년 9월  한미은행, 퍼스트글로벌뱅크(First Global Bank) 합병
  • 1998년10월 나라은행, 한국 외환은행 플러싱 지점 인수
  • 2000년 2월  나라은행, 한국 제일은행 뉴욕지점 인수
  • 2003년 8월  나라은행, 아시아나 은행 인수
  • 2004년 4월  한미은행, 가주외환은행(PUB) 인수 합병
  • 2009년 6월  윌셔은행, 미래은행 인수
  • 2010년 4월  중앙은행, 아이비은행 인수
  • 2011년11월  나라은행-중앙은행 합병 BBCN 출범
  • 2013년 2월  BBCN,시애틀 PI뱅크 인수
  • 2013년 8월  BBCN,시카고 포스터 뱅크 인수
  • 2014년 8월  한미은행, 텍사스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UCB) 인수
  • 2016년 7월  BBCN-윌셔뱅크 합병, 뱅크오브 호프 출범
  • 2018년12월 유니티뱅크,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UBB)와 합병
  • 2021년 1월  Cbb뱅크,하와이 오하나뱅크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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